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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2.01 17:17 수정 : 2011.02.01 17:17

설날에 흰 떡국을 먹는 의미는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며 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데 있다. 그러나 떡국을 서글픈 마음으로 먹는 사람도 있고 원한에 치를 떨면서 먹는 이들도 있다. 떡국을 먹으면 나이가 한 살 더해진다는 사실 때문에 노인들은 싫어하기도 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는 가는 세월을 한탄하며 ‘첨세병’을 노래했다.

“천만 번 방아에 쳐 눈빛이 둥그니/ 저 신선의 부엌에 든 금단과도 비슷하네/ 해마다 나이를 더하는 게 미우니/ 서글퍼라 나는 이제 먹고 싶지 않은 걸/ 개성사람들은 예로부터 한이 맺힌 떡국을 먹었다.”

조랭이떡국은 흰떡을 대나무 칼로 잘라 동글동글하게 다듬어서 조롱박 같기도 하고 누에고치 같기도 한 모양으로 만든다. 그 이유는 고려가 망하고 조선 왕조가 들어선 뒤 박해를 받은 개성 사람들이 이성계에 대한 원한을 잊지 못해 그의 목을 연상하며 떡을 썰기 위해서였단다. 1940년에 나온 홍선표의 <조선요리학>은 그 유래를 “백병(白餠)을 어석어석 길게 써는 것은 전국적이지만, 개성만은 이조 개국 초에 고려의 신심(臣心)으로 이조를 이렇게 하는 모양으로 떡을 비벼가지고 끝을 비비 틀어서 경단 모양으로 잘라내어 생떡국처럼 끓여 먹는데 조롱떡국이라 한다” 했다. 그 외에도 조랭이떡국의 내력에 대해서는 옛날에 어린아이들에게 액막이로 차게 했던 조롱에서 왔다는 주장도 있고 누에고치가 길운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형상으로 만들었다고도 한다.

오래전부터 상술에 능했던 개성 사람들이 엽전 꾸러미처럼 생긴 조랭이떡국을 먹으면서 새해에도 집안에 재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서울 용두동의 개성집에 가면 흔치 않은 조랭이떡국을 맛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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