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종석의 오늘 점심] 편~안한 미트로프 |
미국의 음식 분류에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라는 것이 있다. 굳이 번역하자면 ‘마음이 편해지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되겠다.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음식이라고도 한다. 어떤 학자는 컴포트 푸드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 즐거움을 주는 음식, 편리한 음식, 육체적 편안함을 주는 음식의 네 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남자들은 기분이 좋을 때, 여자들은 우울할 때 컴포트 푸드를 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남성들이 스테이크나 수프 같은 식사용 음식을 선호하는 반면 여성들은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간식류를 컴포트 푸드로 찾는다는 보고도 있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그리워하게 되는 ‘엄마표 음식’은 컴포트 푸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컴포트 푸드로 미트로프가 있다. 다진 소고기나 돼지고기에다 빵가루와 우유, 달걀, 채소 등을 섞어 식빵 모양으로 구워낸 가정식 음식이다.
미트로프에 관한 기록은 5세기 로마의 요리서 ‘아피키우스’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름은 다르지만 독일과 벨기에, 덴마크 등에도 비슷한 전통음식이 있다.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유입된 미트로프는 19세기 후반에 고기분쇄기가 대중화되면서 유행하기 시작한다. 미트로프는 맛이 좋아서도 먹지만 경제성 때문에도 사랑받는 음식이다. 1930년대의 대공황 때는 고기의 양을 늘려서 먹을 수 있는 저예산 음식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따뜻하게 먹기도 하고 차갑게 먹기도 하는 미트로프는 최근 <굿하우스키핑>지가 행한 투표에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화동플레이스에 가면 전형적인 미국 가정집 분위기에서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미트로프를 맛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