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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오늘 점심] 쫄깃쫄깃 돼지껍데기 |
돼지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바친다. 살코기는 물론 머리와 발까지 식용으로 제공한다. 사람들이 껍질까지도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보면 그 효용과 식성에 놀라지만, 너무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돼지의 껍질을 먹은 역사는 꽤 오래된다. 19세기 초 빙허각 이씨가 펴낸 생활백과 <규합총서>에 저피수정회법(猪皮水晶膾法)이 나온다. 돼지껍질을 푹 고아서 묵처럼 엉기게 만들어 족편같이 해먹는 요리법이다. <증보산림경제>나 <부인필지>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다. 중국 사람들도 돼지껍질을 잘 먹는다. 마오쩌둥은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후난성 출신답게 돼지껍질을 붉은 고추와 함께 볶은 요리를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서양 사람들도 돼지껍질을 좋아한다. 스페인과 남미의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엘살바도르, 멕시코 등지에서는 치차론(Chicharr
n)이라고 하는 돼지껍질튀김을 간식으로 흔히 먹는다.
근자에 와서는 돼지껍질이 미용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 받는다. 돼지껍질에 다량 함유된 콜라겐 성분이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는 보습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들도 많이 찾는다.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더욱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인기가수 비욘세가 돼지껍질 다이어트로 감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을 정도이다. 언제부터인가 돼지갈비를 파는 식당들에 돼지껍데기라는 메뉴가 생기기 시작했다. 손님에게 서비스로 내던 것이 인기가 좋아지자 어엿한 요리로 자리잡은 것이다. 서울 마포의 최대포는 쫄깃쫄깃한 돼지껍데기구이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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