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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8 18:27 수정 : 2006.05.19 16:45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현대판 노예

요즘 현대판 노예 노인 이야기가 나도는데 사실 나도 노예를 하나 갖고 있다.

탁영호라고 상당히 알려진 중견 만화가 인데 그가 나의 노예가 된 사연은 이렇다.

약 10년 전에 전시 관계로 일본을 갔었는데, 그때 돌아오는 공항에서

돈이 모자란 탁영호가 나에게 다리 한짝을 판 것이다. 그래서 그 후로 내 다리

내놔라 하면 다리만 떼서 보내 줄 수 없으니까 몸까지 나타나야 하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노예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내고 보니 이건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다.

같이 술은 먹어도 노예에게 술값을 내라 할 수가 없으니 항상 내가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 주인님, 다리가 좀 안좋은데 치료비 좀 주셔야 겠는데요.

이렇게 나오더니 요즘은 아주

-이 다리 보관료 안 주세요?

한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그럼 나는

-내 다리 사용료 내 놔라.

하며 티격태격하다가

-노예해방 시켜주랴?

하면

-아뇨

한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물린 것 같다…. 이런 차에 얼마전에는 나를 불러 술자리를

베풀고 건강요법을 이야기 해 주고 동석한 국악인에게서 국악을 듣게 해 주고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등 나를 위로해 주었다.

언제나 사람 편하게 해 주는 영호, 전에 일본 만화가 이와미씨와 한국말 일본말

바꿔 공부하기로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한 한국 만화가 와이씨인 영호, 아래의 내 그림에

가장 사랑하는 딸 유진이 이름을 쓴 영호, 정많은 영호, 아직도 꿈 많은 영호,

내 다리 건강하게 잘 지키기 바라고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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