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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7 22:12 수정 : 2006.07.28 15:44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남경 아줌마

우리 사무실 가는 양재역 7번 출구 앞에는 작은 길가 가게가 있다.

-아줌마, 성남가는 버스…

-150미터 직진!

담배, 떡볶이, 오뎅,김밥, 토스트에 각종 음료수 파는 아줌마 이름은 이남경.

-우리 어머니가 내가 세살 때 돌아가셨어요. 내가 젖을 못먹고 자라 몸이 약했어요. 초등학교 교장선생하던 우리 아버지가 몸 약하다고 공부하라 잔소리를 한번도 안했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고생하는데 그 때 아버지가 때려서라도 공부를 안시킨 게 너무 원망스러워요.

-이것 보세요. 여기 5천원 짜리 지폐 뒷면에 신사임당이 그린 벌레 그림이 있죠. 제가 덕수 이씨 율곡선생 직계라 그런지 곤충을 잘 그렸어요. 베짱이 왕사마귀 같은거.


-내 눈을 한번 보세요. 눈이 갈색으로 색깔이 있고 참 예뻐요. 그래서 죽으면 썩어질 건데 남 주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장사하는 언니하고 장기 기증 하자고 해 놨어요.

-나중에 자식 다 키워 놓으면 이제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하고 노인 리크리에이션이나 아이들 구연동화 같은 봉사활동하면서 살고 싶어요. 제가 구연동화를 잘 하거든요. 선생님도 그런데 있으면 알아 봐 주세요.

-밥 드시고 가세요. …그럼 한숟갈 만 …된장 좀 가져 가세요. 맛있어요. 그럼 오뎅 하나만 더 드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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