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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3 15:18 수정 : 2006.08.04 14:25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명계남과 나는 죽지 않는다

배우 명계남과 난 늦게 만났지만 동갑이라 그런지 쉽게 친구가 되었다. 오래 전 어느날 누군가의 상가에서 만난 자리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때 명계남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내가 죽다니 그런 일은 없어.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난 안죽어. 내가 왜 죽는단 말이야?

-맞아 맞아!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난 안죽어! 내가 이렇게 멀쩡히 있는데!

그렇게 하이 파이브를 하며 결국 우리 둘만 안죽는 사람이 되어 의기 양양했다. 사실이 그렇다. 내가 왜 죽는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난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아 천년도 짧다고 하는 판에. 그러던 내가 작년부터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니 마음도 약해 져서 사람은 누구나 당연히 죽고 나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니 마침내

-아이고, 고마 어지간히 마무리하고 갔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까지 생기는 것이다.

이거 안되겠다 싶어 같이 있는 유승배 감독의 권유로 등산을 시작했더니 아, 이거 다시 생기가 나기 시작한다. 친구 석이가 부산서 올라와도 같이 등산을 하는가 하면 비쏟아지는 날에도 구룡산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밤에 내려 오면서 빗속에서 랜튼을 켜고 그림까지 그린다. 넘 멋있다.


하하하, 계남아, 그래, 우린 안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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