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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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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사람된다 여보시오 벗님네들 이네 말좀 들어 보소. 내방이라 스튜디오 그 모양이 어떻던가 이리저리 엉킨 물건 난지도가 따로 없어 이쪽 책을 빼다 보면 위에 자료 무너지고 지우개를 찾다보면 삼각자가 안보여서 이런씨양 나는 짜증 하루에도 열다섯번
쑥대머리 귀신형용 나도 이제 지쳤구나. 나도 한번 사람되자.사람답게 살아보자. 이틀 동안 생각하고 나흘 동안 작업하여 묵은 책은 뒤로 넣고 물건 새로 정리하니 나도 이제 사람된다. 새희망이 엿보인다. 앞집이라 유 감독도 뒷집이라 이 감독도 사람되라 격려하며 다투어서 도와주네 이게 정말 내 자린가 기가 막혀 황홀하고 이게 정말 내방인가 좋다못해 섹시하네 오는 자료 제때 처리 쓰고 나면 제자리에 바위같은 굳은 결심 이를 물고 지켜보세 나는 이제 다른 사람 옛날처럼 보지 말게 으하하하 상쾌하다 인생살이 즐거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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