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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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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위로 손이 간다 우리동네 가을의 맛은, 가을 배를 우석 깨물었을 때 파삭하면서 쪼개지는. 질감은,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졌는데도 쨍 하는 소리가 나는. 촉감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 그렇게 부드럽고 달큰한. 온도는, 고추 두드리는 할매의 손등처럼 다사로운. 그 속에서 온갖 풀과 채소와 꽃들을 보고 있으면 아, 그게 그렇게 좋구마. 아마도 햇살도 그렇게 사랑을 쏟고 있겠지. 전화가 이따금 길어지면 나는 붓을 들어 이것 저것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우산놀이 하는 풀과 호박꽃과 아가씨가 있는 왜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그림을 그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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