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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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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이란 무엇인가 같이 일하는 유승배 미술감독을 우리는 딩이라 부른다. 딩? 유감독 집안은 딸 하나로 세식구인데, 마나님은 일하고 늦게 집에 들어 오고, 딸 새미는 공부한다고 늦게, 유감독은 물론 퇴근이 늦다. 모두들 바깥 일이 힘드니 집에서는 마음대로 살자. 거꾸로 누워서 티비를 보든, 숟가락을 물고 잠을 자든 서로 간섭 않고 자기가 알아서 하기. 그래서 제일 많이 딩구는 새미엄마가 딩원, 유감독이 딩투, 새미가 딩쓰리. 그래서 유감독은 딩투였는데 그것도 길다고 그냥 딩이라 부른다. 딩은 평소에도 사람이 뭘 가르쳐서 된다기 보다 스스로 깨달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합의 했단다. 그러다 보니 나도 아이디가 텡그리라 텡, 최진희씨는 향, 주영이는 쯔, 현미는 옹, 경택이는 황으로 외자로 부르는데 간단해서 다들 좋아한다. 요즘은 성도 두자씩 써서 나중에는 넉자.... 거기서 고르다 보면 점점 의미가 줄어들 것 같고 지금 우리가 쓰는 중국식 한자 이름도 그동안 어지간히 쓴 것도 같다. 같이 하는 읽을거리 카페에는 고마리, 피네등이 있고, 같은 모임의 만화가 중에는 냉장고, 조립식이라는 필명이 있는데 정말 재미있고 기억이 잘 된다. 물론 이 이름 들도, 나는 냉, 립, 이렇게 부르고 있다.
암튼 가급적 한글자로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보는 일이 내 재미의 하나인데 우리는 전화할 때도 내가 -딩디리 딩딩딩~하면 -텡테레 텡텡텡~ 하며 노래로 한다 . *북한산 등산중에 낮달을 등에지고 황혼에 얼후를 연습하는 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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