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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9 18:31 수정 : 2006.11.09 18:31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조이 앤드 뷰티

크리스토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설치 미술가가 있다. 엄청큰 해변의 바위를 천으로 감싼다든가 거대한 계곡을 천을 늘어뜨려 나누는 작업으로 유명한데 지금 부인인 장 클로드와 함께 미국서 작업하고 있다. 그 크리스토가 얼마전 한국 리움 미술관에 와서 강연을 했다. 난 평소에, 돈이 많으니까 저런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저런 작업을 하는 의미는 무얼까? 하는 의문을 가졌는데 누가 내 대신 질문을 하자,

-의미는 없어요. 오직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위해 합니다.

허걱! 오직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위해서라고라고라? 순간 내 머리가 뻑적! 아, 내가 그토록 경계해 오던 그것이 지금 어찌하여 이렇게 와 닿는가! 그러고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의 본질은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아닐런가. 그것을 위해 애쓰고 그것이 안되어 고통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 역시 그림을 즐겁게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닌가.

그 후 운좋게도 나는 그들 부부와 저녁을 먹게 되어 이런 저런 담소를 하기도 했다. 암튼 조이 앤드 뷰티라는 것은, 좀은 고지식한데다 지나칠 정도로 사명감을 많이 갖고 있는 나의 그림 세계에 대단히 필요한 중요하고 즐거운 말임이 틀림없다.

즐겁도록 그리자.아름답게.

*그들은 작품을 철거하면서 사용된 천을 잘라 팔거나 스케치들을 팔아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고 함. 이다음 작품은 콜로라도 강 70킬로를 천으로 덮는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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