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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3 19:25 수정 : 2006.11.24 14:20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솔나리 파이팅

어느날 청소를 하다가 자그만 빨간 스웨터 하나를 발견했다. 우리 딸 솔나리의 것이다. 십 몇 년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네다섯살 쯤 되었을 때 친구랑 너무 재밌게 놀던 나머지 “솔나리 밥 먹어라!”하고 부르면 “나 없다!” 하고는 안심하고 놀던 솔나리. 내가 없을 때 전화가 오면 “우리 아빠 신문지 만들러 갔어요.”하고 대답하던 솔나리. 그래서 우유부단한 나는 그 스웨터를 또 버리지 못한다.

암튼 그 솔나리가 어느덧 수능을 쳤다. 재수 하느라 두번 째. 시험 마치고 내가 전화를 했다.

-솔나라, 수고 했지?

-수고 안했어.

-?


-대충 찍었어.

-(허걱!)…그, 그래 잘 했어.

순간 많은 생각들. 옛날의 내 모습도 생각나고… 걱정, 포기, 초탈… 시원….

신문에 낼거라며 너 자신에 대해 얘기 해 보라니까

-음… 우선 매력이 있구, 글구… 음…. 뭔가 될 애야. 지금은 이러구 있지만.

(헉!) 그래, 그래야지 그렇게 될 거야. 그러니 에이! 걱정하지 말자. 됐잖아.

그래, 네 그림에 노란 은행잎을 그려 주마. 오토바이는 못사주지만

아빠의 선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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