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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4 19:04 수정 : 2006.12.14 19:08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손바닥 그림을 그리자

지금 문화재 청장으로 있는 유홍준 선배와 나는 아주 기가 막힌 바둑 맞수다. 흑을 쥐는 쪽이 반드시 딱 한집 아니면 두집만 이기는 것이다. 오랫동안 못두었는데 작년엔 유 선배가 서능욱프로 9단과 4점을 놓고 이겼다니 좀 긴장이 되긴 한다. (좀 봐줬겠지 )한번 둬 보고 싶지만 그러나 바둑둘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얼마전 대전에서 만났는데 이번엔 똑 같이 꺼낸 것이 붓펜이었다. 붓 ‘筆’자가 찍힌 일제인데 얼마나 쓰기 좋고 맘에 드는지 아주 입안의 혀다. 이걸로 둘 다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서로 이 펜 칭찬을 침이 마르도록 하다가 서울오는 케이티 엑스를 탔는데 유 선배가 자기가 세한도를 잘 그린다면서 그림을 그렸다.“快提愛愁(쾌제애수=케이티엑스)에서 병술년 초겨울 박재동을 위하여 외산유홍준 달리며 그리다.”라고 썼는데 귀엽고 재미있다.

나는 늘 우리들이 초중고 12년을 미술수업이 있었는데 졸업하고는 거의 전혀 그리지 않게 되는 것이 안타까왔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1.종이가 너무 크고.(스케치 북 크기를 그릴 엄두가 안난다.)

2.색칠을 해야 하고(색칠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3.주제가 항상 무겁고(아무거나 그려도 된다. 인형이나, 찻잔하나도 좋고 그림을 베껴도 좋다.)


4.글은 될 수 있는대로 안써야 한다.(메모도 하고 편지도 하고 아무것이나 써도 된다.)

그래서 명함크기나 손바닥만한 크기에 아무것이나 그리고 글을 쓰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림을 즐길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겨레에 스케치를 올리는 것도 이런 운동중의 하나. 유홍준 선배처럼 자기가 그리는 그림을 항상 멋지다고 생각하자. 아주 간단하게 손바닥 그림을 그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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