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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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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다시 한번 파이팅 얼마전에 민예총 전사무총장 철상형이 민예총 총회 관련으로 제주도서 서울로 올라왔다. 정태춘이 상을 받고 뒷풀이를 마친후 철상형과 나는 종로 거리를 배회 하다가 가을이라는 새앙쥐 콧구멍 만한 카페로 들어갔다. 거기는 이따금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이제섭씨가 오는데 오늘도 그가 온 것이다. 기타를 잡고 슬슬 부르기 시작, <향수>부터 분위기를 잡더니 <보리밭>, <바닷가의 추억>, <친구여>, <낭만에 대하여>, <나는 몰랐네>, <한번쯤 말을 걸겠지>, <편지>, <아침이슬>, <일편단심 민들레야>, <사랑밖엔 난 몰라>… 구성지게 뽑아내자 너도 나도 합세하여 카페바깥 이웃 건물의 창문 안쪽에 있는 사람들까지 하나 둘 씩 노래를 따라 하더니 마침내 책상을 두드리고 몸을 흔들며 춤을 추면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다르자 전깃줄에서 파바박 불꽃이 튀고 동네 고양이와 개들이 함께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 타임 고비가 지나가자 그윽히 보고 있던 철상형의 시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노을을 등에 지고 언덕을 넘어 가는 나에게
인생이 뭐냐고 묻지 마세요, 여인이 무어냐고 묻지 마세요. 그래요 형, 언덕을 넘어 가면 또 다른 세상이 있겠지요. 같이 힘내서 우리 인생 2모작 파이팅 해요. 나도 형이랑 경훈이 덕에 제주도 일 시작하게 될 것 같구요. 담에 만나면 형은 김정호의 <작은새> 부르고 난 애창곡 <망향> 부르며 다시 한번 뒤집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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