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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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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풍이 물들었다가는 지고 다시 물들었다가는 졌던가. 해마다 흐드러지는 봄꽃처럼 해마다 가을 단풍도 내 마음을 짓이겨 놓는다. 내 친구 석이는 설악산 단풍이 너무 좋아 아예 그 아래 바위 위에 훌렁 벗고 누워 버렸다 한다. 온몸으로 단풍에 물들고 싶어서. 나는 한번도 그래 본 적도 없고 항상 바쁜 생활이다 보니 잠시 잠시 스치며 한숨을 쉴 뿐이다. 언제 한번 단풍과 푸욱 하나가 되어
빠져 볼 수 있을 까? 그런 시간이 오긴 할까? 푸근한 마음으로 단풍 그림 한장이라도 그려 봤으면 좋으련만. 학교 교정의 은행아, 올해도 너는 안타깝게 빛나는 황금빛 황홀함으로 내 앞에 서서 너를 흩뿌리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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