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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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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데이트 저녁을 먹고 양재천을 거닐다 보면 이따금 청춘 남녀의 데이트 모습을 볼수가 있는데 한번은 (행여나 불면 날아 갈새라) 하도 꼬옥 껴안고 걸아가는 커플이 있어 재빨리 스케치 북을 꺼 냈다. 아아,
이 순간 만은 흐르는 모든 시간은 사라지고 산도 나무도 들풀도 강물도 오직 두사람 만을 위해 존재하고 숨쉬는 구나. 지금은 어떤 어둠도 두 마음에 켜진 청사초롱을 꺼뜨리진 못하리. 이보다 덧없는 순간도 없고 이보다 영원한 순간도 없으니 또 다시 삶을 살게 하는 미끼이면서 삶에다 부어주는 선물이기도 하네. 그래서 구태여 그리지 않아도 떠 있을 달을 두 사람을 위해 그려 넣는다. 감히 주제 넘게 한마디 한다면 인생길 어려움을 이겨 가면서 부디 행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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