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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8 16:25 수정 : 2006.04.03 17:41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일어서는 옥수수

만화가 오세영씨가 꿈에도 그리던 집을 마련했다,

경기도 안산, 뒤로는 병풍같은 산, 앞으로는 툭 트여 미끄러져

내려간 밭과 그 아래 마을, 거기서 우리 만화 그림쟁이들이

바베큐 파티를 했다. 왜? 그날 부터 우리들은 그림공부 모임을

결성해서 앞으로 미술 해부학 등 그림공부를 하기로 하고 해부학의

대가인 오세영씨 집에 모인 것이다. 이희재, 김광성, 석정우,한제성


씨 등등…

시종 싱글벙글하는 오세영씨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 난 말이야 식물들을 그리기는 오히려 도시가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

왜냐면 도시근처는 식물들이 귀해서 그거라도 그리려 애쓰게 되는데

시골은 식물들이 너무 많아 그릴 마음이 오히려 덜 나지 않을까 싶거든.

오세영: 아, 아니예요. 시골이 더 유리해요. 봐요, 전번에 우리집 앞에

옥수수가 태풍에 쓰러 졌거든요, 아 근데 글쎄 이놈이 땅에 닿은 부분에서

발을 내더니 일어서는 거예요. 주욱 주욱 발을 뻗어 가지곤 나중엔 진짜

일어 서더라구요. 야, 식물들이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난 말이 막혀 버렸다. 옥수수가 발을 내어 쓰러진 자신을 일으킨다…

난 그 이야기가 늘 잊히지 않고 때로 지치면 옥수수처럼 일어서야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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