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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09 22:02 수정 : 2010.06.09 22:02

남기자 T의 ‘마흔전야 사춘기’

[매거진 esc] 남기자 T의 ‘마흔전야 사춘기’

대개의 수컷은, 무리를 지어 다니고 함께 노상방뇨도 하지만, 늘 “외롭다”. 곁눈질에 컹컹대고 알고 보면 정말 혼자다. 한 여인이 화장실 간 찰나 남자 둘만 남은 술자리의 깊고 구린 고독을 절감한 이가 적지 않을 거다.

우주에서, 심지어 중년에 들어설수록 가정에서조차 저 혼자라는 실존적 고민은 10대 사춘기와 별다르지 않은데 삼십대부터는 다만 티내기 어렵다. 어떤 망할 금성 여자가, 화성 남자는 고민이 있을 때 혼자 ‘동굴’로 들어간다는 ‘미신’을 일반화해버린 탓이다. 부부싸움 뒤, 남자는 똥이 마려워도 방에서 참는다. ‘동굴론’이 맞다면, 수컷은 “사귀자, 섹스하자” 조를 때를 빼곤 먼저 입 열고 다가가기 어려운 열성 유전자를 가졌을 뿐, 여성이 부단히 그곳에서 나와달라, 말해주길 똥줄 타게 바란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미약한 언어장애로 창대한 외로움이 온다,랄까. 회사 동료 A는 지난 4월 휴대폰 요금이 2만원도 안 나왔다고 한다. 아이와 아내가 있는 가장으로서 우윳값 아껴 뿌듯하단 뉘앙스는 없었다. 한숨까지 쉬었으니까. 이 가공할 독존을 위로해야 할지, 처지를 담담히 껴안는 삼십대 후반이란 나이를 나로선 숙연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헷갈릴 즈음, A는 “내 친구들의 절반이 바람을 피워” 그런다. 격려를 하려다 ‘난 그래도 바람은 안 피운다’는 도덕적 자기애와 ‘난 왜 바람도 못 피우나’란 총체적 자기혐오가 읽혀 관뒀다. 게다가 A는 결혼 뒤 달라진 것일 수도 있잖은가. 꼬시고 결혼하고 섹스하고 애까지 낳은 세계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말이다.

물론 ‘난 넘’(남과 놈의 합성어)들도 있다. 틈나면 메신저로 여성(후배)들과 드라마를 얘기하고, 오누이처럼 전화하고 술자리에 불러내는 넉살과 담대함이 있다. 게다가 남자(후배)들조차 줄 세울 줄 안다면 경이롭다. 연애할 때 꽤 자주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왜 너는 전화가 별로 안 오냐”였는데 보니 “못난 넘~”이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그 속은 잘 모른다. 좀 과장하자면 남자의 전화는 10번을 마구 걸어야 1~2번 와주는, 발신용이라는 사실, 남자의 운명은 10번 화전하듯 지갑을 다 태워 밥·술을 사야 1~2번 차나 한잔하자 연락 오는 지출형이라는 걸.

삼십대 수컷은 전화 쇄도는커녕 모처럼 용기내 건 전화 받아만 줘도 좋겠다고 찌질하게 소망한다. 사오십대의 권력과 재력도 없으니 ‘언어장애’란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는 한 외로움을 물리칠 해법도 적다. 그래서 문자 하나만 와도 소중히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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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마워요, 반갑습니다. 회신을 할까 부르르 고민한다.


사춘기 고백 및 고발 demiani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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