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10.07 14:49 수정 : 2010.10.07 14:49

전기튀김기

[매거진 esc] 김혜경의 부엌살림
전기튀김기, 튀김요리 편리하지만 부피 큰데다 기름 많이 들어

한때는 부엌 한편에 놓아두고 참 열심히 사용하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시들해져서 수납장 깊숙한 곳에 치워뒀던 주방 가전소품 중에 전기튀김기가 있다.

그토록 자주, 즐겨 쓰던 전기튀김기를 저 구석으로 미뤄놓았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튀김요리의 열량이 너무 높아서 튀김요리 자체를 식탁에 자주 올리지 않게 되었고, 또 한번 전기튀김기를 사용하려면 최소한 튀김기름을 1ℓ 이상은 써야 하는데 튀김기름은 산패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래 두고 쓸 수도 없어서 한두번, 많아야 두세번 튀김을 한 후 버려야 해서 아깝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다 튀김을 하게 되면 기름을 아껴보겠다고 볶음팬 대신 프라이팬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작은 무쇠솥을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튀김이라는 것은 재료가 충분히 잠길 만큼 넉넉한 기름에 넣고 튀겨내야 재료에 기름이 많이 흡수되지 않아 바삭바삭하고 맛있게 되는데 적은 양의 기름을 이용하다 보니 제 맛을 내기 어려웠다. 게다가 튀기는 동안 부엌 벽이며 가스레인지 주변, 심지어 부엌 바닥까지 온통 기름이 튀어서 소량이라도 튀김을 한번 하는 날에는 설거지보다 부엌 청소가 더 번거로울 지경.

그렇다고 해서 튀김을 전혀 집에서 해먹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이라는 주문전화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어린이 간식이나 어른들 술안주로 인기 절정인 닭튀김, 식용유 값 계산해보고 부엌에 기름때가 끼는 것을 생각하면 사먹는 것이 싸다는 사람도 있으나 사실 값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과연 어떤 기름을 썼는지 미덥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집에서 중국요리를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깊숙이 넣어뒀던 전기튀김기를 다시 꺼냈다. 몇 가지 요리를 해보니, 전기튀김기는 단점도 많지만 역시 장점도 있는 편리한 주방가전이었다.

전기밥솥만한 크기의 전기튀김기는 내솥의 3분의 1 정도까지만 기름을 부으라고 금이 그어져 있다. 튀김솥에 여유가 있는 만큼 재료를 넣고 튀기는 동안 기름이 밖으로 튀지 않는다. 거푸 튀김을 했는데도 싱크대 위에 떨어진 튀김옷 정도만 닦아주면 되기 때문에 부엌 청소에는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요리에 내공이 어느 정도 쌓인 사람조차도 튀김을 할 때면 자신의 방법으로, 즉 소금을 넣어 소리를 들어본다든가 튀김옷을 넣어 기름 위로 떠오르는 정도를 보고 온도를 가늠하게 되는데 전기튀김기는 그럴 필요가 없다. 메이커마다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150℃에서 190℃까지 10℃ 간격으로 몇 단계로 원하는 온도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어디 그뿐인가? 친절하게도 재료에 따른 적정온도 및 시간을 알기 쉬운 그림으로 표시해 놓았을 뿐 아니라 타이머도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맞춰두면 기름에 재료를 넣어두고는 깜빡 잊어서 튀김을 망치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끓는 기름에 재료를 넣을 때 기름방울이 튀어 화상을 입을까 걱정되는 사람을 위해서는 망까지 마련되어 있다.


김혜경의 부엌살림
이렇게 전기튀김기의 장점을 나열하니 단점은 잊기 쉬우나, 한번 튀김을 하려면 식용유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 사용한 뒤 기계를 닦아줘야 한다는 것, 크기가 제법 커서 수납에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것, 튀김 외에 맹물을 끓여서 채소를 데칠 때 이외에는 다른 요리에 활용할 수 없다는 것 등 단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런 단점에도 전기튀김기를 구입하고 싶다면 내솥 분리형인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 내솥이 분리되지 않는 전기튀김기는 전기를 덜 먹고 더 빨리 튀김이 되지만 쓰고 난 뒤 기름의 처리나 설거지가 매우 번거롭고, 내솥이 분리되는 전기튀김기는 설거지가 간편하다. 또 용도에 따라 크기를 고를 것. 중국요리를 빈번하게 하는 집이라면 일반적인 크기의 전기튀김기를 고르는 것이 좋지만 어린이 간식용으로 소량의 튀김만 하는 경우라면 크기가 작은 것을 고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글·사진 김혜경 82쿡 대표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김혜경의 부엌살림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