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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플라스틱보다 스테인리스, 열선보다 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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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혜경의 부엌살림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끈한 차 생각이 간절해진다. 물을 주전자에 담아 가스불 위에 올리고 찻잔에 차를 준비하고 찻물을 부어 마시는, 이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무슨 걱정이겠는가? 그러나 찻물을 올려놓고 잠시 다른 일을 하다 보면 주전자에 물을 올려두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통에 주전자가 타버려 낭패를 본 경험이 있는 이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주전자를 닦는 일도 힘들지만 화재의 우려와 가스의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또 어쩔 건가? 가스불 위에 올려둔 물주전자를 태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선전기주전자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최근 판매중인 전기주전자가 아닌, 20~30년 전 전기주전자를 써본 사람들이라면 ‘전기는 많이 먹으면서 별로 빨리 끓지도 않는 별 필요 없는 물건’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겠으나 요즘에 나오는 무선전기주전자는 빨리 끓어 정말 편의성이 좋다. 소형가전제품 업체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는 무선전기주전자의 용량은 0.8ℓ짜리 소형에서부터 1.7ℓ가 넘는 대용량까지 다양하고 값도 4만원에서부터 8만원이 넘어가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소비전력은 2000W에서 2400W 정도. 전열기구이다 보니 전기사용량이 적지 않으나 ‘월 전기사용액이 얼마입니다’ 하는 비교는 무의미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논하지 않기로 한다. 왜냐하면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또 전기요금 누진제에 따른 할증률을 어떻게 적용받는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필요한 양만큼의 물만을 빠르게 끓여 쓸 수 있기 때문에 생활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무선전기주전자를 새롭게 구입할 사람이라면 용량, 주전자의 재질, 발열부가 열판인지 열선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식구가 적은 사람이나 커피 1~2잔을 만들기 위해 전기주전자가 필요하다면 0.8~1ℓ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컵라면 1~2개에 끓는 물을 부어야 할 일이 있는 가정이라면 1.5ℓ 안팎을 권한다. 환경호르몬이 걱정이라면 주전자 내부가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주전자 재질이 플라스틱인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스테인리스인 것이 많다. 그러나 거죽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반드시 속까지 확인해 볼 것. 거죽은 플라스틱인 듯하나 속이 스테인리스인 것이 있는가 하면 거죽은 스테인리스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내부는 플라스틱인 것도 있다. 주전자의 재질만큼 중요한 것이 발열부의 형태. 저가 제품 중에는 열선으로 돼 있는 것이 있는데 쓰다 보면 물때가 끼기 때문에 위생상 좋지 않고 관리도 어렵다. 이에 비해서 열판은 손을 넣어 수세미로 닦을 수 있기 때문에 한결 관리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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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의 부엌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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