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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27 15:01 수정 : 2011.01.27 15:01

계량컵·강판·알뜰주걱…부엌 필수품

[매거진 esc] 김혜경의 부엌살림
혼수살림 사기 전 몇 번 사용할지 확인할 것

가끔 지인들에게 딸이, 혹은 여동생이 결혼해서 신접살림을 차리는데 소소한 주방도구는 뭘 갖춰주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을 받는다. 꼭 갖춰야 할 도구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것인데, 그때마다 대답은 한결같았다. “본인이 필요한 걸 직접 사게 놔두세요.”

사자고 들면 한없이 사야 하고 사지 않으려고 하면 칼 한 자루, 수저 한 벌로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는 것이 부엌살림이기 때문이다. 또 가족 수나 좋아하는 음식, 생활패턴, 살림에 대한 취향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콕 집어서 필수품이라고 말하기는 참 어렵다. 그럼에도 꼭 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한다면 몇 가지를 꼽아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선 계량컵과 계량스푼. 요즘은 요리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아 초보주부라면 꼭 갖추는 것이 요리하는 데 편하다. 계량컵을 구입할 때는 꼭 용량을 확인할 것. 180㎖, 200㎖, 240㎖, 250㎖짜리 등이 있기 때문이다. 쌀 1인분은 180㎖로, 전기밥솥에 들어 있는 것은 180㎖짜리다. 요리책의 저자 중에는 200㎖짜리를 쓰기도 하고 240㎖짜리를 쓰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요리책에 많이 쓰는 계량컵을 고르면 편하게 쓸 수 있다. 만약에 계량컵이 없다면 종이컵이나 머그잔으로 대체하자. 종이컵을 채웠을 때 180㎖, 머그잔은 240㎖ 정도라는 것만 알아두면 된다. 계량스푼의 경우 1큰술은 15㎖, 1작은술은 5㎖다. 1큰술이 3작은술이라는 비율만 알고 있으면 계량스푼이 없어도 어느 정도 계량은 할 수 있다. 요즘은 계량스푼 대신 밥숟가락으로 계량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밥숟가락 하나가 계량스푼 1큰술보다는 적다.

캔 오프너나 병따개도 있어야 할 도구. 밥 수저로 병을 따는 묘기를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뚜껑을 열 수 있는 탭이 달려 있는 캔도 많지만 옥수수 캔이랄지 토마토 캔 중에는 탭이 없는 것도 많다.

감자껍질을 벗기는 필러와 강판도 있으면 편하다. 물론 감자껍질이야 식도로도 벗길 수 있고, 수저로도 깔 수 있지만 필러가 하나 있으면 조리과정이 쉬워진다. 전기 소형믹서가 있어도 강판은 하나쯤 있는 것이 좋다. 믹서로 갈아지는 질감과 강판으로 갈아지는 질감이 다른데 생강을 간다거나 배즙을 낼 때는 믹서보다 강판이 좋다.

알뜰주걱도 하나쯤 준비해두자. 요즘 알뜰주걱의 대세는 열에 강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물질인 실리콘. 냄비 바닥에 붙어 있는 음식물까지 박박 긁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조리할 때 쓰면 팬이나 냄비 바닥을 상하게 하지 않아 꽤 유용하다.

체망도 갖춰야 할 품목. 기왕이면 손잡이가 달려 있고 바가지에 걸쳐놓을 수도 있는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주걱, 국자, 뒤집개, 집게, 주방용 가위, 봉지를 막아둘 수 있는 클립 등도 꼭 있어야 할 품목. 아울러 꼭 갖춰두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드라이버다. 부엌에 웬 드라이버 하겠지만 쓰다 보면 냄비나 프라이팬 등의 손잡이가 헐거워지기 쉽다. 그때마다 공구통을 뒤질 일이 아니라, 드라이버 하나 준비해두면 그때그때 필요할 때 쓰기 쉽다.

주방도구를 파는 곳에 가보면 만능 슬라이서, 채칼, 거품기, 달걀커터, 고기망치, 생선비늘칼, 마늘짜개, 조리용 실리콘 젓가락 등등 별의별 신기하고 호기심을 발동하게 하는 제품들이 유혹한다. 하나쯤 있어서 요리가 편해지고 즐거워진다면 구입을 망설일 필요는 없겠지만 지갑을 열기 전에 1년에 몇 번이나 쓸 건지, 정말 집에 저걸 대체할 만한 물건은 없는지 꼭 한번 생각해볼 것. 그러지 않고 단 한번을 쓰더라도 편한 것이 좋다고 주방도구들을 마구 사들인다면 주방은 금방 정리되지 않은 주방도구들로 어수선하게 되고 말 것이다.<끝>


글·사진 김혜경 82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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