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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7.04 17:57 수정 : 2010.12.04 17:38

〈구회말〉 포스터

아버지 장례식날 기아는 우승…“사는 게 그래”
절망 속에 펼쳐진 극적인 반전 다룬 블랙 코미디

■ 줄거리 변두리 적막한 장례식장. 아버지를 여의고 상심에 빠져 있는 윤보. 윤보의 친구 민규와 전영은 조용한 장례식장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켠다. 그날은 하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경기가 있는 날이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상주인 윤보는 아버지 빈소를 지키면서도 야구 중계 소리에 신경이 곧두서는데….

■ 연출의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시작일 수 있다. 절망적 상황에 처한 윤보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련을 겪을 때 의외의 사건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코믹한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다. 슬픔 가운데 피어나는 웃음은 한편의 블랙 코미디다. 극적인 반전, 사는 게 다 그렇다.

■ 수상내역 제1회 <인사이드피플> 공모전 장려상


# <구회말> 곽일웅 감독 인터뷰

-배우들의 능글맞은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 간략히 듣고 싶은데요.

“제가 나름대로 구상한 캐릭터도 있었지만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특히 고모나 고모에게 맞는 친구 역을 한 배우들은 원래 연기자가 아니었는데, 제가 주문한 것을 자신들의 캐릭터에 맞춰 잘 소화 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지식보다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삶의 경험과 연륜이더군요.”

-극 전개를 보면 초반부의 우울한 느낌에서 코미디로 넘어가는 장르의 전환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의도된 연출인가요?

“코미디로 기획했던 건 아닌데…. 그리고 개인적으로 장르를 구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영화라는 건 어쩌면 살다 보면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재미가 있다면 삶도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장르의 전환이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하면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도,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형식적인 측면에서 분위기의 전환은 그런 의미를 은근하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말하려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럼 감독님께서 이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죠?

“일상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윤보의 경우에도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펼쳐진 일상을 배제할 수는 없거든요. 이를테면 늦은 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서도 내일 아침 출근 걱정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어쨌든 그런 거대한 사건에도 한 인간이 완전히 파멸하지 않는 것은 일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그 안에 항상 희망이라는 것도 존재하는 거죠. 그냥 그런 이야기를 야구에 빗대 얘기해 보고 싶었어요.”

-왜 하필이면 야구와 연관시킨 건가요?

“기획 직전에 찍고 있던 액션영화를 배우의 부상으로 중단했어요. 나름대로 사활을 걸고 찍던 영화였는데 중단되니 패닉상태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힘든 것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한국시리즈였어요. 야구가 재밌잖아요. 당시 조감독도 야구광이었는데, 갑자기 ‘야 우리 이거 찍어보자’ 하니까 다들 좋아 하더라고요. 액션영화의 주연배우였던 친구는 미안하다며 다리에 깁스한 채로 이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한국시리즈를 계기로 제작진 모두가 흥분 상태에서 정말 초스피드로 영화를 완성했죠.”

곽일웅 감독
-그런 상황이었다면 촬영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실력을 떠나, 영화를 일이 아닌 재미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도와줘서 그런 부분은 전혀 못 느꼈어요.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뭐든지 웃으면서 할 수 있다면 행복하고 힘들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게 또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의 매력이 아닐까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저를 웃게 해준 배우들, 스태프들께 아직도 너무 감사 드립니다. 촬영을 하면서 아무리 힘이 들었더라도, 영화를 상영할 때는 그 모든 것을 감안하고라도 다시 영화를 찍고 싶다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역경 속에서도 영화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영화·글 인사이드피플(www.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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