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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진실게임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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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립영화관]
모꼬지 진실게임에서 벌어진 남자와 여자의 심리전
■ 줄거리 현수와 유진 커플은 100일을 맞아 강태와 민지 커플과 함께 펜션으로 모꼬지를 왔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반드시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진실게임’이 벌어진다. 초반에는 화기애애하던 게임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화끈’ 해진다. 연인의 과거를 파헤치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현수와 유진은 말다툼을 벌이게 되는데….
“나는, 이성과 잔 경험이 있다!”“나는, 클럽이나 나이트를 10번 이상 간 적이 있다!”
“나는, 원나잇 스탠드를 4번 이상 해봤다!”
“나는, 양다리를 걸쳐본 적이 있다!” 사랑하지만 유진의 과거를 용서하기 쉽지 않다는 현수. “내가 지금 너를 사랑하는데 과거가 무슨 상관 있느냐”는 유진. 이 두명의 커플은 진실게임이 끝난 뒤 어떻게 될까? ■ 상영 및 수상내역 2009년 백악 대학생 영화제 최우수상 수상, 2009년 제5회 대한민국 대학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2009년 제3회 충무로 국제 영화제 ‘씨네 스튜던트 부문’ 작품상 수상, 2009년 FRIEDSCREEN 2009 초청
# <진실게임> 임영빈 감독 서면 인터뷰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어가는 힘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설정과 대사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진실게임>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단편영화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싶었습니다. 차별화를 하고 싶었다는 거죠. 처음부터 대사 중심으로 극을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인물이 연기할 때마다 컷을 나누어야 해서 촬영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는 것은 약간 힘들었어요.” -대학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재밌게, 혹은 좀 씁쓸하게 풀어내셨는데 경험담에서 비롯한 이야기인가요? “(웃음) 항상 나오는 질문이네요.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애인의 과거를 알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제가 실제로 여자친구와 진실게임을 해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저 역시 남자라서 애인의 과거에 대해 궁금했던 적은 있어요. ‘이러면 안 되는데, 알아봤자 좋을 게 없는데….’하면서도 과거를 캐려고 노력했었죠. 어렵게 그녀의 과거를 알고 난 뒤에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쿨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 남자 주인공과 같은 치졸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결국, 주인공인 박현수란 인물은 제 속마음이 현실화된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은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샷 사이즈나 앵글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 것은 집중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점이 있으셨나요? “특별히 주문한 점은 없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배우 리딩과 연출자와 배우 간에 허심탄회한 대화를 많이 했어요. 대사 위주로 극이 진행되다 보니 배우들의 감정 몰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배우들이 한 번씩은 다 애인의 과거에 대해 궁금해 했던 경험이 있어서 감정을 끌어올리기 수월했습니다. 유진 역할의 서정현씨에게는 ‘그저 당당하게’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네가 대한민국 여자들을 대표한다’며 눈물이 나더라도 절대 흘리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왜냐하면, 유진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현재와 결부시켜서 생각하는 건 결국 남자입니다. 혼자만의 부정적 상상에 빠져서 연인을 상처 입히는 것도 남자입니다. 여자는 슬퍼하면서 떠나가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는 유진이 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본 주변의 여성 지인들은 뭐라고 하나요? 남자감독으로서 여자의 심리를 다룬 영화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주변 여자 친구들은 ‘속이 시원하다’고 하지요. (웃음) 평소 여자들이 억울하게 생각한 것(왜 여자는 클럽이나 나이트를 가면 안 되는지? 왜 여자는 항상 조신하고 착한 척해야 하는지? 등등)을 밖으로 드러내고, 또 여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함으로써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여자의 심리를 알아보려고 여자들에게 ‘남자친구가 너의 과거에 집착한다면 너는 어떤 기분일 것 같아?’라고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여자의 심리를 잘 알려고 노력했었고, 또 그런 여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진이란 캐릭터가 이런 심리가 있다는 걸 배우도 잘 이해해줘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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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진실게임 임영빈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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