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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170mm. 화면 갈무리. 하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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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7살 아이가 본 신발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 줄거리 7살 이슬이는 신발을 가장 좋아한다. 어느 날 이슬이는 ‘내 신발이 다른 가족의 신발보다 작은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엉뚱한 고민에 빠진다. 이슬은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이유와 신발을 연관지어 생각하다가 신발의 크기가 가족들 사이에 서열을 결정할지도 모른다고 믿게 된다. 그때부터 이슬이는 아빠의 큰 구두를 탐낸다. 못 생기고 불편하지만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 연출 의도 어른들은 아이들의 시선, 즉 동심에 비친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아이의 입장에서 어른들의 사회는 정말 아이러니하다. 동심의 눈으로 어른 사회의 말도 안 되는 서열을 비판해보고 싶었다.
■ 상영 및 수상내역 70th UNICA World Film Festival 동상(튀니지), 2008 Tallin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등상(에스토니아), 5회 대한민국 국제청소년영화제 된바람상(한중일), 10회 서울 국제청소년영화제 경쟁부문, 2회 소향청소년영상제 대상, 1회 청소년인권영상제 대상, 4회 상상필름페스티벌 대상, 5회 부산청소년영상제 금상, 8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 최우수상, 7회 부평청소년영상창작제 최우수상, 11회 동국청소년영상제 최우수상, 2009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페스티벌 우수상
# ‘170mm’ 변성빈 감독 서면 인터뷰
-연출이 가장 어렵다는 동물, 아이, 노인 중 한 캐릭터를 선택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을 때부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지는 않았어요. 주인공인 이슬을 맡은 아역배우가 안경을 숨겨 놓고 찾지를 못해 몇 시간 동안 촬영이 지연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아이가 큰 변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배우를 몰아붙인다고 되지 않으니 융통성 있게 촬영하는 수밖에 없죠. 참고로 이 영화 다음으로 제작한 영화가 동물이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작업은 늘 힘들지만, 또 재미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애니메이션의 활용이 영화의 컨셉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준비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영화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럽습니다. 하지만, 연출인 저는 남자였고, 저에게 없는 여성스러운 감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현장 스텝을 모두 여성으로 꾸렸어요. 에피소드라면 영화 속 이슬의 신발(토끼모양)을 고르는 게 무척 힘들었습니다. 몇천 켤레의 신발을 본 것 같습니다. 동대문 일대를 몇 바퀴나 돌았습니다. 신발을 고를 때 ‘녹색 색감의 보색이 되는 붉은 계열이어야 하고, 에나멜 신발은 안 된다’는 틀을 정해놓아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쉽게 구할 수 없었습니다. 미술담당이 촬영 1주일 전까지 적당한 신발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어요. 그렇게 몇천 켤레의 경쟁을 뚫고 고른 신발이 영화 속 그 신발입니다. -이 영화를 기획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 영화를 제작할 때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제 스스로 학교와 교육이라는 체제에 억압당했다고 느꼈습니다. 특성화 고등학교로 진학해 교복도 입지 않고, 두발의 규제도 없고, 부당한 처벌도 없으니 참 자유롭더군요. 그러다 보니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았던 중학교 때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크게 잘못한 것도 없이 체벌을 받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학교와 사회라는 틀에서 억압하는 자와 억압당하는 자는 누구이고, 또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제작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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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7회 170mm 변성빈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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