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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애니메이션 풉 포스터. 인사이디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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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10회]
차별풍자…‘만인은 화장실서 평등해야 하느니’
[줄거리] 화장실이 급한 주인공. 낑낑대며 달려가 보니 화장실 앞에 늘어선 긴 줄에 더욱 조바심이 난다. 그런데 이상하다. 화장실의 모양이 다 다른데다 비슷한 모양새의 사람들이 같은 줄에 서 있다. 그중 짧은 줄에 서보려 하지만, “너에게 어울리는 줄에 서라”며 주인공을 밀어내는 사람들. 어디에도 받아 주는 화장실은 없고, 우여곡절 끝에 변기에 앉는 주인공은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연출의도]생김새가 뛰어나서, 돈이 많아서, 많이 배워서,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잘나지 못해 위축되는 사람들도 있다. 끊임없는 비교와 차별로 서로 상처받고 상처 주는 일이 다반사이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고 주장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내가 누구보다 잘났다’거나 ‘못났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 저마다 계급에 맞는 화장실에서만 ‘볼일’을 보도록 설정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에도 위와 아래, 앞과 뒤가 존재하는 사회에 빗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계급에 속해 어느 화장실에 들어간다고 해도, 볼일을 보는 행위는 모든 인간이 똑같은 것 아닌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교와 차별를 비판하고 싶었다.
[수상내역]제9회 부천영상제 중·고등부 부문 최우수상, 2010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공모전 특선, 디지털 사진&동영상 감동경연대회 은상
“차별 자체가 문제죠. 사람은 모두 똑같잖아요”‘POOP’ 김영주·홍민주·권미현·김민정 감독 서면 인터뷰 -그림체가 아기자기하고 귀엽습니다. 어떤 화풍인가요?
“주제가 무겁고 밝지 않아서 그림체까지 실사나 어두운 분위기로 가면 너무 우중충해질 것 같았어요. 그리고 주제인 똥을 귀엽게 그려서 더러운 느낌을 덜 주고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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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애니메이션 풉 권미현, 김민정, 김영주, 홍민주 감독. 인사이디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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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김영주 학생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다 같이 생각을 짜냈어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기엔 똥이 최고라 생각했어요.” -제목인 poop은 어떠한 의미로 사용한 건가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는 ‘똥’이라는 영어 단어에요. 매개체로서 똥이지요. 또 끝 자막을 보면 엉덩이 위에 ‘POOP’이라는 글씨가 점점 ‘P = P’라는 글씨로 바뀌는 걸 볼 수 있어요. 그게 ‘person = person’이란 뜻도 있어요. 주제가 ‘사람은 어쨌거나 다 똑같다’인데 주제를 표현하는 의미이기도 해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또는 다른 이유로 계급적인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나요?
“요새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별이 확 와 닿아요.” -사회적인 차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차별 자체가 큰 문제죠. 그래서 저희는 애니메이션 주제도 작은 차별이 아닌, 모든 차별을 통틀어 표현하고자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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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애니메이션 풉 갈무리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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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점보다는 재밌고 편한 점이 더 많았어요. 우선 작업량도 더 적어지고, 머리를 맞대서 회의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잘 떠올랐어요. 그리고 힘들 땐 수다도 떨면서 서로 격려해주고…. 재미있었어요. 굳이 단점을 꼽자면, 팀 작업이다 보니 한명이 해야 할 분량을 못해오면 전체적으로 작업 속도가 느려 지는 것이죠.” -애니메이션 연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던가요?
“주제 전달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 주제 전달하기가 훨씬 어렵더라고요. 저희는 주제를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주제를 모르는 상태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니까 이해하기가 참 힘들 거예요.” 영상·글 인사이디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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