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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만화경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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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33회] ‘만화경’
잃어버린 하루를 통해 ‘두려움과 낯섦’에 대한 회고
[줄거리] 엄마와 단둘이 사는 외로운 소년 태원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어느 날 열쇠를 잃어버려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 태원은 유일한 친구인 민조를 만나 아파트 뒷산을 떠돌아다닌다. 민조는 태원에게 아빠가 사준 장난감 총을 자랑하고 태원은 그것이 부럽기만 하다.
[연출의도] 한 꼬마가 집 열쇠를 잃어버려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 아이는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었고, 또 어떤 이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거기에서 출발하였다. 소년의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하루를 통해 어쩌면 나와 어떤 이의 ‘잃어버린 하루’일지도 모르는 쓸쓸했던 그날을 그려보고 싶었다.
[수상경력] 2008 경기영상위원회 학생영화 제작지원, 2009 서울 독립영화제 인디피크닉, 2009 대전 독립영화제 본선, 2009 상록수 단편영화제 장려상‘만화경’ 장덕래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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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만화경 장덕래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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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는 처음 연출했어요. 연기지도는 성인연기자를 지도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연기지도를 하기보다는 주인공 아역배우들의 끼와 재능이 탁월했기에 좋은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매체에 대한 이해력과 발성이 특히 훌륭한 배우들이었습니다.” -만화경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추억과 관련된 건가요?
“추억을 회상하는 장치로서 주인공 소년이 늘 가지고 다니는 장난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촬영감독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만화경’이었죠. 저도 어릴 적 가지고 놀아본 경험이 있었고 또 많은 사람이 만화경에 대한 추억이 한번쯤 있을 것 같았어요. 또 만화경을 통해 보이는 ‘천변만화’하는 모습이 주인공 소년의 내적 변화 내지는 성장에 대한 메타포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죠.” - ‘외팔이 경비원’의 의미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경비원 캐릭터는 겉으로 보이는 무섭고 미스터리 한 이미지 때문에 소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여러 가지 위험 속에 방치된 소년을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아마도 어릴 적 제가 살던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와의 추억에서 외팔이 경비원 캐릭터가 나온 것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상에는 경비원의 비중이 꽤 있었는데 제작단계에서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외팔이 경비원 캐릭터는 사실 제일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 마지막 장면, 병원에서의 감정이 미묘한데요. 소년이 느끼는 것은 어떤 감정일까요?
“‘두려움과 낯섦’일 것 같아요. 일차적으로는 병원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두려움과 낯섦이 있겠고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땐 위험한 세상에 방치된 소년의 존재와,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트라우마가 또한 그렇죠. 하지만, 그것들을 직시하고 부딪치며 조금씩 성장해 나갈 소년의 모습을 마지막 소년의 얼굴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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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만화경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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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주인공 친구 ‘민조’ 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김태환)가 당시에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마더’에 출연했었는데 촬영 도중에 갑작스럽게 의상피팅을 하러 갔던 일이 있었어요. 스케줄을 착각해서 촬영일과 겹쳤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캐릭터 분량을 서둘러 먼저 찍고 보냈는데 가고 난 다음에 한 장면을 찍지 못한 걸 발견하고는 좌절했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부분을 빼버릴 수는 없어서 다른 대안을 만들어 촬영했는데 그게 태권도 봉고차가 떠나고 뒷유리에 마스크가 비치는 장면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기존 콘티보다 더 맘에 들었던 장면입니다. 그리고 영화에 온갖 교통수단 (비행기, 기차, 버스)이 총출동하는데 그걸 찍기 위해 카메라를 세팅하고 기다리면서 고생하던 촬영 스태프들이 떠오릅니다. 글·영상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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