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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바라보다’의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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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39회] ‘바라보다’
카메라맨의 상황에 빗댄 가슴 아픈 짝사랑 이야기
[줄거리] 순수한 사랑을 잃어간다.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나는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여자의 키스신이 있는 날.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가장 뚫어지게 보아야 하는 카메라맨. 곧 촬영이 시작된다.
[기획의도] 다가가서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용기를 내서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짝사랑. 짝사랑의 감정을 직업적 특성상 바라볼 수밖에 없는 카메라맨의 상황에 빗대 연출하였다.
‘바라보다’ [T]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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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바라보다’의 T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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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상입니다. 연출과 촬영을 다 경험해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촬영할 때 배우와 더 교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프레임 안의 영상을 보면 현장에 있는 배우로 인식하기보다, 영화 속의 주인공을 직접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슬픈 연기를 보고 있으면, 촬영을 하면서도 울컥하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문득, 픽션인 상황에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실제 사랑하는 여자의 키스 장면을 찍어야만 하는 촬영자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태프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실제 이 영화의 스태프인가요?
“감독과 촬영자를 제외한 모든 스텝은, 실제 ‘바라보다’를 찍고 있는 스태프입니다. 실제 스태프들은 캐스팅한 것도 아니고, 이 영화를 직접 찍고 있는 스태프들이 출연한 거죠. 촬영을 하고 있는 저 빼고는 모든 스태프가 화면에 나왔네요.”
-단편에서 쉽게 보기 힘든 짙은 키스장면이 있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배우들의 어려움이 제일 컸겠지만,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스스로 모순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키스장면을 뺄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가슴 아픈 상황일 수도 있다는 내용을 찍으면서 저 또한 연기자들에게 키스장면을 찍게 했으니까요. 모르는 일이겠죠. 제 촬영 현장에도 누군가 가슴 아파했을지도….” -영화의 이후 시점에 남자의 심경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영화 속 마지막 심경은 그리 길게 지속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후의 여배우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겠죠. 연기가 아니라 실제 다른 남자와 키스를 봤더라도, 사랑에 눈이 먼 자에겐 상대의 태도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니까요. 마지막의 기분 상태에서도, 설레는 그녀의 말 한 마디에 금방 기분이 풀릴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라고 하더라도….” -러닝타임이 4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인데 이런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영화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5분 이내의 단편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길다고 재미까지 더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핵심만을 꺼내어 전달하는 것에 고민을 하게 됩니다. 결국, 군더더기 없는 연출에 대한 훈련을 하게 되고, 점차 시간을 늘려가도 지루하지 않은 알찬 이야기가 탄생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말도, 짧은 시간 안에 상대를 끌어당기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영화도 같은 이치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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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바라보다’의 갈무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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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사랑이건, 사랑은 아름답습니다.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인간의 감정 외에 사은품과 같이 추가된 감정이니까요. 지금 사랑을 느끼고 있다면 보통사람과 다른 감정을 느끼는 초능력자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아픔을 느껴도 사랑을 하기에 아픈 것이고, 서러워도 사랑을 해서 서러운 것이니, 사랑 안에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은 축복받은 것입니다. 사랑이란 초능력을 지닌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 축복의 순간에 놓인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감성을 지닌 여러분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영상·글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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