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영화 마트키즈 포스터. 인사이드피플 제공
|
[독립영화관 41회] ‘마트키즈’
[줄거리] 승호는 학교가 끝나면 늘 마트에 간다. 마트에는 친구 지용이가 있고, 승호처럼 부모님이 일을 해서 마트에서 먹고 노는 아이들이 많다. 승호는 그런 아이들 중에서도 단연 마트 생활에 능숙하다. 분신과도 같은 햄스터(다타츄)를 항상 가방에 넣어서 다닌다. 사물함에 사람들이 두고 간 돈을 모아 간식을 사먹고, 커튼 뒤의 자신 만의 아지트가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오는 사람들이 늘 부럽다.
평소처럼 지용이와 밥을 먹고, 커튼 뒤 아지트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승호는 직원에게 장난감을 부순 범인으로 오해를 받게 되고, 분신과도 같은 햄스터도 죽게 되는데….
[기획의도] 부모들의 방치로 할인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마트키즈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마트는 가장 현대적이며 가장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마트는 소외된 아이들의 공간, ‘대중 속 고독’을 상징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좋은 게임기, 맛 좋은 밥을 사먹을 수 있는 돈…. 부족한 것이 없는 듯 보이지만 사랑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이 시대의 아이들의 외로움과 고독이 거기에 있다.
<마트키즈> 박지은감독 인터뷰
|
독립영화 마트키즈 박지은 감독. 인사이드피플 제공
|
“제가 만든 건 아니고, 신문에서 요즘 아이들의 외로움을 다룬 기사에서 보았습니다. 기사가 다룬 주제와 마트키즈라는 단어가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어요. 결국, 시나리오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촬영현장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어떻게 이런 대형마트에서 촬영을 하셨나요?
“실제로 마트키즈를 만나야 하니까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주변의 마트를 시간만 있으면 찾아갔어요. 마트라는 장소 자체가 줄 수 있는 메시지 즉, 군중 속의 고독이라던가, 풍요 속의 빈곤이라던가 하는 것을 살리려면 대형마트가 필요했죠. 장소를 섭외하지 못하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었죠. 주변에서는 안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두드리고 두드리니 문이 열리더군요. 촬영이 끝난 다음 고객들의 불평이 많았다고 하던데, 그래도 촬영 때 협조를 아주 잘 해주셔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죠.”
-장소가 장소인 만큼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을 섭외해서 촬영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이 많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을 땐 통제가 어렵고, 너무 없을 땐 대형마트 특유의 분위기가 살지 않아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했습니다. 특히 점심시간 푸트코트 장면에서는 동물, 아역배우 그리고 점심을 먹으려고 온 많은 손님과 치열하게 촬영했던 게 기억납니다.” -햄스터의 죽음은 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에필로그에서 소년은 또다시 마트로 향하는 것 같던데요.
“에필로그에서 주인공 승호가 지용에게 나도 새로 들어온 게임기 할 때 끼워달라는 말을 합니다. 친구가 웬일이냐며 둘이 마트로 향하는 장면 나오고 끝이 나는데요. 아이들의 고독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서 긍정적인 시선을 넣고 싶었어요. 아이가 몸을 다치는 물리적인 상처, 그리고 가장 아끼는 것을 잃고 빼앗겼을 때의 상처를 비교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와 고통이 더 크잖아요. 하지만, 아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 성장하며,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죠.”
|
독립영화 마트키즈 갈무리.
|
“늦은 저녁에 아이들이 학원버스를 기다리려고 줄줄이 다니는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요. 그 아이들이 지친다거나 외로움을 느끼리라고 생각한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니까 배부르게 간식 사줄 돈, 그리고 시간을 보낼 학원이나 놀이터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을 채워주는 것보다도 따뜻한 시선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글·영상 인사이드피플(insidrpeople.co.kr) 제공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