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튼튼’ 적립식펀드 여전히 매력 1순위
주가 조정 ‘환매사태’ 올수도…위험 분산을
내집마련 ‘생애 첫 주택구입대출’ 두드릴만
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2006년 재테크 어떻게 꾸려갈까
올해 우리나라 살림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6년을 한국경제의 르네상스 원년으로 삼아야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투자가 전년보다 증가해 고용도 늘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도 지난해의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렇게 커지고 있는 새해, 서민·중산층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주가와 금리는 오르고, 부동산값은 내릴 것으로 점쳐지는 올해 재산불리기 시장을 전망하면서 재무설계의 방향을 잡아보자.
장밋빛 주식시장…적립식 펀드에 기대를=지난해 말 코스피지수가 사상최고치인 1379.37으로 화려하게 한해 장을 마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새해 우리 주식시장이 2005년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 한해 주식시장을 크게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는 우선 수급상황의 개선을 꼽을 수 있다. 주식투자에 들어오는 돈도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아니라 적립식 펀드 등 중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크게 늘었다.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두고 ‘주식시장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졌다’고 표현한다. 중장기 투자자금인 적립식 펀드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적립식펀드의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 연말까지 적립식 펀드의 계좌수는 500만개를 넘어서 경제활동인구 중 20%가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속한 계좌수 증가에 이어 올해에도 속도가 느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과거 가입해 놓은 예·적금상품을 해약하고 펀드에 가입하겠다는 고객이 속출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증시 끌어올릴 호재는?=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변수들 가운데 올해는 호재로 작용할 것들이 많다. 앞으로 몇년 동안은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세대인 40대가 경제활동인구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으로 유입되는 돈이 많아지게 된다. 자연스레 연기금의 주식투자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연말부터 시행된 퇴직연금도 주식시장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풍부한 수급상황, 즉 주식투자에 들어오는 돈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지난해 정부의 8·31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주변에 머물던 대기자금을 증시로 강하게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 재무설계에서 가장 유심히 주목해야 할 상품으로 결국 적립식펀드를 꼽고 있다. 50% 이상의 깜짝 놀랄 수익이 아니더라도 은행 이자율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환매사태’ 가능성 있나=그러나 주식시장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시사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우리나라의 적립식 펀드 열풍을 소개하며 “내년에 한국 증시가 하락세로 접어들면 환매사태가 발생해 2003년 신용카드 붕괴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외국인이 60일 이상의 집중적인 매도가 이어지며 증시가 조정에 들어갔을 때, 증권회사의 객장에는 적립식 펀드가입 행렬이 끊기고 오히려 환매에 대한 문의가 늘기도 했다.
올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조정없는 긴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보다는, 지난해 연말 랠리에 이은 상승이 상반기 중 이어지다 2~3분기께 한차례 본격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연말 발표한 2006년 증시전망에서 “옛 대우 계열사와 외환은행, 엘지카드 등의 지분 매각으로 최대 17조원의 주식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주식물량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환매사태가 금융대란으로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지는 않으며, 오히려 주가 조정기에 싼 값에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전략을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다만, 단기 수익만을 기대하고 거치식 자산을 펀드에 묻어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저축의 계획과 자산의 증식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할 때 여러가지 상황을 잘 고려해 위험을 분산·관리할 필요가 있다.
단기자금은 적금에, 나머지는 투자설계 필요=재산불리기의 기본은 금리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올해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여, 채권수익은 상반기 동안 그다지 좋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상반기 중 금리가 고점을 찍고 조금씩 하향안정화되며 하반기부터는 채권수익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해 대표적인 채권 상품인 예·적금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은행의 수신금리가 특판상품을 중심으로 약간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금을 떼고 나면 물가상승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예·적금에는 돈을 잠시 맡겨두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다. 즉, 긴급자금만 예·적금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기대수익이 높은 금융상품에 옮겨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찬바람 불어닥칠 부동산…실수요자에겐 기회=8·31부동산 대책이 마침내 입법화됨으로써,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수요가 확실히 근절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요가 정부의 의지대로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공급은 큰 폭으로 늘어나 가격조정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올해 3월·8월에 판교 신도시를 비롯해 파주·김포 신도시 등 수도권 2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선다. 지방에서는 혁신·기업도시는 물론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개발예정지 주변으로 알짜 단지들이 속속 분양될 예정이어서 내집 마련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정부에서는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올해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에 나설 계획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가족 가운데 주택을 구입한 적이 없는 가구주가 전용면적 25.7평 이하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살 경우 연 5.2%의 금리(고정금리)로 1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자금이다. 연 소득이 5000만원 이하면 이 돈을 빌려 쓸 수 있어, 내집마련을 계획 중인 서민·중산층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피비) 이종량(공인회계사·세무사) <한겨레> 재테크면은 서민과 중산층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재무설계 상담신청을 받습니다. 전화 080-433-7000, 전자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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