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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탕감협상 원금 상황부터…2년뒤 이사·교육비 중점 저축
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 Q: 3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제 남편은 흔히 말하는 ‘사람은 좋은데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입니다. 주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툭하면 빚보증을 서고, 결국 그 빚을 다 떠안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남편 월급의 절반 가량이 금융회사에 압류된 상태입니다.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를 쓰고나면 매달 적자를 면할 수 없습니다. 저축을 깨서 빚을 갚고 다시 시작하자니 그동안 모아둔 저축이 아깝고 저축을 유지한 채 생활하자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A: 상담을 의뢰한 주부 김아무개씨와 남편은 자신이 낭비하거나 투자에 실패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빚보증을 섰다가 남의 채무를 대신 짊어지게 된 경우입니다. 연대보증제도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제도이지만, 이미 빚보증을 섰다가 채무자로 몰리게 됐다면 이를 부정하는 것만으로는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부채라는 생각을 갖고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금융회사와 협상부터=현재 가장 큰 문제는 매달 빠져나가는 남편의 월급이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서 남편 월급 270만원의 절반 정도인 매달 120만원을 압류당하고 있는데다 연체이자까지 부담하고 있다. 연대보증제도로 인한 선의의 피해사례가 많고, 이에 대한 민원제기로 금융회사도 연대보증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대출 담당자를 만나 당당히 협상부터 시작하자. 적금을 고수하고만 있을 일도 아니다. 적금의 적립 원금은 1500만원 정도다. 현재 압류되어 있는 부채의 원금 잔액은 750만원 정도이다. 적금으로 부채 원금을 상환하고도 돈이 남는다. 일단 금융회사와 협상하기 위해서는 원금 상환에 대한 계획을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 현재 원금을 상환할 돈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일단 압류된 부채의 원금 전액을 상환하고 같은 금융회사에서 받은 2000만원 신용대출의 상환계획도 제시하면서 이자 탕감을 요구하자. 연대보증으로 인한 부채의 이자는 상당 부분 탕감받을 수 있다. 또한 신용대출(현재 잔액 1400만원)과 그 외의 마이너스 대출 340만원은 원리금으로 상환하는 방법을 합의해서 전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해 금리를 최대한 낮춰가자. 불필요한 보험 빨리 정리=김씨는 현재 가입한 보험도 적지 않은데, 속을 들여다 보니 불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다. 암보험, 성인병보험, 어린이보험, 오래된 연금 등을 훨씬 효과적으로 대체할 만한 상품이 많다. 과감하게 보험을 정리하고나면 해약금이 700만원정도 생긴다. 적금과 보험을 정리해서 2200만원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부채원금 총액이 2500만원이니, 원금을 상환하고 나면 300만원 정도가 남는다. 이런 상환 계획을 금융회사에 제시하면서 이자 탕감과 이자율 조정을 요구하자. 이렇게 하면, 1년 원리금으로 남은 빚을 갚는다고 가정할 때 부채로 인해 매달 지출 되는 돈은 25만원이 안된다. 남은 돈은 이제 새로 목표를 정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부채를 상환하고 새로 저축을 시작하면서 앞으로의 희망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미래 희망을 위한 재무목표 설정=김씨의 작은 꿈은 지금 살고있는 임대아파트를 좀더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올 4월 정도에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계획을 2년 정도 미루는 것이 현실적이다. 임대보증금이 지금보다 3000만원 더 필요한데 당장 그 돈을 새로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마음은 적금과 보험을 정리해서 생긴 돈으로 부채상환보다 이주비용에 사용하고 싶겠지만, 이런 방법은 더 힘든 문제를 불러올 뿐이다. 이사를 하고 나면 생활비도 더 들어가고, 부채 상환으로 인한 적자가 더 커져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일단 2년 뒤 이주를 목표로 하고 당장은 재무목표를 위한 저축에 긴장감을 유지하자. 부채를 상환하고 나면 매달 부부가 함께 만드는 320만원의 소득 중 150만원 가량의 저축이 가능해진다. 생활비로 이전처럼 105만원만 지출하고, 교육비로 4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면 가능한 저축액이다. 이 돈으로 미래 재무목표를 2년 뒤 주택이전, 자녀교육자금 마련, 은퇴자금 마련 등으로 정해 목표에 맞는 저축계획을 갖도록 한다. 150만원으로 세우는 미래설계=현재 김씨 가정은 자녀가 셋이다.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는 10년 후쯤에는 교육비가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아이들을 위한 교육비 마련을 위해 세 아이 앞으로 하나씩 교육비 통장을 만든다는 설계를 시작해야한다. 또한, 앞으로 20여년 남은 부부의 은퇴 계획을 지금부터 조금씩 시작해야한다. 저축액 150만원으로 미래 인생설계를 그려보자. 최소한의 미래 보장을 위해 10만원은 실비 보험으로 지출한다. 남은 140만원중 100만원은 2년후 주택이전을 위해 확정금리 상품에 50만원, 적립식 펀드에 50만원씩 나눠 가입한다. 은퇴 후 연금소득을 최소 150만원은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로 20만원을 투자한다. 나머지 20만원은 비상자금으로 3개월짜리 적금을 가입해서 유동성을 확보한다. 2년 후에는 주택이전을 위한 저축 100만원을 아이들 교육비 마련을 위한 저축으로 돌려 3· 5년 단위로 저축에 가입하는 게 좋겠다. 정리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피비) 이종량(공인회계사·세무사) <한겨레> 재테크면은 서민과 중산층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재무설계 상담신청을 받습니다. 전화 080-433-7000, 전자우편 mon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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