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아저씨의 대중문화 분투기
케이블·위성채널 〈슈퍼스타 케이 2〉(슈스케) 준결승에서 장재인(19)이 떨어진 지 일주일이 다 되어 가지만 나는 그의 탈락이 여전히 아쉽다. 그가 부재한 〈슈스케〉도 낯설다. 그가 나오지 않는 결승전(22일)을 볼지 말지 정하지 못했다. 김지수(20)와 듀엣으로 부른 〈신데렐라〉를 본 순간부터 한달 동안 빠지지 않고 봤는데도 말이다. 3주 전 금요일 밤 신촌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장재인 때문에 아내와 다툰 일까지 있다. 귀가버스가 늦게 온다고 심통을 부렸는데 “장재인 때문에 그렇지”라는 아내의 기습공격에 나는 이를 부정하는 의미로 〈슈스케〉를 보지 않고 그냥 자버렸다. 그러나 다음날 재방송을 보면서 아내의 힐난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장재인의 노래를 좋아했던 까닭은 어느덧 잊혀진 내 안의 음악적 감수성을 일깨워줬기 때문인 것 같다.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하는 싱어송라이터 포크가수가 무수한 난관을 뚫고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현실도 놀랍고 반가웠다.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온라인 사전투표에서 4주 연속 1등을 차지하는 의외성도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결국 그가 ‘대국민 문자투표’에서 많은 여성팬들을 확보한 존 박에게 밀린 것도 어쩔 수 없는 또다른 한국적 현실이다. “장재인은 조금 더 큰 범위인 음악을 하고 있지 않냐는 느낌이 들었다. 오랫동안 음악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비주류 음악을 하는데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우리나라 대중들도 취향이 바뀌고 있다는 등 여러가지 의미를 준 것 같다.” 장재인 탈락 뒤 심사위원 가수 윤종신의 위로는 나에게도 위로로 다가왔다. 일종의 인기투표인 대국민투표의 높은 비중(전체의 60%)과 미션 수행이란 이름으로 변화를 강요하는 〈슈스케〉의 진행 방식은 비주류 음악을 하는 참가자에게 불리한 경쟁 구조인 게 한계이자 본질이기도 하다. 스타성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에서 김지수, 장재인 같은 비주류 참가자를 발굴한 공로를 오히려 칭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나는 허각이나 존 박의 노래 실력이나 스타성을 낮춰 보지는 않는다. 장재인의 대국민표가 둘 중 어디에 갈까? 김도형 문화부문 편집장 aip209@hani.co.kr■ 전쟁보다 무서운 재정적자…‘대영제국 상징’ 항모 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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