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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27 14:27 수정 : 2011.01.28 15:00

[매거진 esc] 아저씨의 대중문화 분투기

나이 들어서 감성이 무뎌진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시청했던 <시크릿가든>(에스비에스 지난 16일 종영)을 별로 재미있게 보지 못했다. 방송 초기 비교적 호감을 갖고 있는 하지원(길라임 역)이 출연해서 눈여겨봤지만 이내 관심이 시들해졌다. 회가 거듭할수록 인터넷 매체는 기사를 쏟아냈지만 보기 힘든 건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불편했던 것은 재벌 3세 남성과 가난한 여성이라는 흔해빠진 판타지 드라마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둘은 만날 때마다 왜 이리 싸우는지…. 비단 <시크릿가든>뿐 아니라 무수한 드라마에서 재벌 2, 3세가 등장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재벌들은 현빈처럼 멋있고 성격은 차갑거나 까탈스럽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차도남 또는 까도남의 외피까지 완벽하게 갖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런 판타지 드라마가 과소비되는 현상은 현실의 삶이 팍팍해질수록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다. 2004년 <파리의 연인>이 대히트했을 때는 아이엠에프 여파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때이고, 2010~2011년 한국은 금융위기 파동을 거쳐 서민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 독립이 더욱 어려워지는 한국의 여성들에겐 완벽한 남성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선택하는 판타지의 소비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지극히 평범하지만 일에서도, 연애에서도 당당하게 현실의 삶을 열심히 사는 드라마가 보고 싶다. 한쪽으로 쏠린 드라마는 이제 그만! 지난해 11월 연수입 1000만원이면 소원이 없겠다며 평생 독신으로 37살의 일기를 끝으로 홀로 죽어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의 <나를 연애하게 하라>의 노랫말에 많은 루저남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알고 보면 남성만이 아니다. 케이블·위성채널 티브이엔의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8>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평균 이하의 외모에도, 결국은 일과 사랑에 모두 당당한 영애씨.

남자친구 때문에 속을 끓이는 내용이 전개된 지난 21일 밤 시청률이 1.45%(최고 순간시청률 2.12%)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영애씨와 같은 또래인 30대 여성들의 최고시청률은 2.27%로 전주에 견줘 갑절가량 높아졌다.

문화부문 편집장/트위터@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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