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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키 몬스터 랩의 ‘더 몬스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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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황선우의 싱글 앤 더 시티
백만장자 공상 깨면 ‘작은 사치’ 가능 패션잡지 기자란 저주받은 직업이다.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을 먼저 접할 기회는 가졌으되, 그걸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재력은 못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세상의 좋고도 비싼 것들이 문제다. 베엠베(BMW) X6을 시승할 수 있지만 내 차로 만들기엔 연봉이 턱없고, 반클리프 앤 아펠이나 부셰론의 하이주얼리를 촬영하지만 내 몸에 걸칠 여유는 모자란다. 아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눈은 끝 간 데 없이 높아가는데 이건 자동차나 보석보다 더 값나가는 경우도 많다.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내 취향대로 미술작품들을 사들여 집을 꾸미는 상상을 가끔 해본다. 현관에는 우선 줄리언 오피의 ‘렌티큘러’(보는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효과가 있는 그림)를 걸어놓는다. 손님들은 마치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초상화 같은 그림 속 인물과 눈을 마주치면서 긴장을 풀고 웃게 될 거다. 우리나라 집집마다 거실 소파 뒤에 걸어두는 스타일의 부드러운 풍경화나 꽃그림 같은 건 딱 질색이다. 다른 요소 없이 강렬한 색감만으로 힘을 내뿜는 회화 작품이 좋겠다. 이브 클랭의 푸른색 모노크롬이나 마크 로스코의 깊고도 뭉클한 색·면 분할 같은 것 말이다. 서재에는 칸디다 회퍼의 사진을 걸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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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키 몬스터 랩의 ‘I AM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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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의 싱글 앤 더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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