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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12 09:58 수정 : 2011.05.12 09:58

디제이 이용의

[매거진 esc] 홍석우의 스트리트/스마트
팔방미인 예술가 꿈꾸는 디제이 이용의

‘플라스틱 키드’라는 디제이 이름으로 친숙한 이용의(27)를 처음 만난 것은 신사동과 홍대와 이태원을 오가며 인사한 몇 년 전인 줄 알았다. 며칠 전 그가 숍 매니저로 있는 방배동 룸360(rm.360)에 갔을 때 그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했다. “기억력이 좋거든요. 한 10년 전에 압구정동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우리가 공유하던 친구는 이제 연락이 끊겼고, 나는 잡지와 신문에 글을 쓴다. 이용의는, 서울의 대표적인 음악 기반 집단 ‘360사운즈’의 디제이이자 프로듀서가 됐다.

고등학생 때 그는 밴드부였다. 우리나라 대중가요만큼 펑크와 솔 음악을 즐겨 들었다. “동네 형들이 다 음악을 했어요.” 그 동네 형들 중에는, 요즘 그가 라디오 초대손님으로 나가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와 최자도 있다. 2000년대 초반, 거의 전무했던 우리나라 거리문화를 선도했던 아프로킹(Afroking) 파티에서 디제이가 음악 트는 모습을 실제로 봤다. 스케이트보드와 브레이크댄스를 즐기던 소년은 그 모습을 보고 본격적인 음악의 길로 빠졌다. “미국에서 온 친형의 친구가 압구정동에 바를 열었어요. 디제이 장비를 한가득 갖고 왔는데, 음악을 틀 사람이 없었죠. ‘한번 틀어볼래?’ 권유해서 처음 디제잉하게 됐어요.”

당시 친하게 지낸 아프로킹 소속의 진무, 마스터플랜 소속의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와는 음악적인 동지 이상의 유대감이 있었다. “자주 만나고, 레코드판 사러 다니고, 음악 얘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했죠.” 2005년 11월 어느날 압구정동의 클럽 가든에서 흔한 파티 대신 제목과 콘셉트가 있는 파티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주 가던 맥도날드 매장에서 이름을 궁리하다, 옛날 엘피(LP) 레코드에 찍혀 있던 ‘360 Sounds’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360가지의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자는 의미였어요.” 360사운즈의 이름을 건 첫번째 파티는 말 그대로 썰렁했다. “이걸 계속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처음부터 잘되는 것도 이상하니까 일단 해보자고 했죠.” 두번째 파티가 바로 다음달 열렸다.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지금의 360사운즈는 360 라디오스테이션, 후레쉬박스, 360 스타디움 등을 주최한다. 작은 파티가 이제 서울의 한 축을 이루는 문화 현상이 됐다.

디제이 이용의
그는 20대 이후 항상 음악을 틀거나 만들었지만, 남에게 보여주는 데엔 아직도 조금 겁이 난다. “100퍼센트 만족하지 못하는 거죠. 음악을 많이 들으니까, 좋고 나쁜 걸 떠나서 만든 음악이 별 감흥 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몇 주 전부터는 악기에 욕심이 생겨서 예전에 배우던 피아노를 다시 배우려고 마음먹었다. 또한 그는 디제이 중에서도 다방면에 골고루 관심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음악과 패션, 서핑과 스케이트보드, 음식과 그림, 사진과 사람들까지. 음악과 연결된 많은 요소가 그의 관심 범위에 있다.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은 이제 예술을 논한다. “행복과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음악을 틀고 한달에 10만원을 벌어도 이 일을 즐기고 싶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요즘은 내가 선택한 운명, 길이라 생각해요.”

그의 유쾌한 웃음 뒤에는 비슷한 면적의 그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작업을 이어가는 모든 이들이 공유하는 감정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에게 동감했다. <끝>

그는 어떤 것을 걸쳤나? 재킷-나이키 / 톱-비즈빔 / 청바지-리바이스 빈티지 클로딩 / 모자-비즈빔 / 안경-디타×수트맨 / 스카프-아폴리스 글로벌 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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