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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6 10:53 수정 : 2010.12.16 10:56

‘좋은 날’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매거진 esc] 심정희의 스타일이 있는 TV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아이유 삼단 콤보’라는 구절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아이유가 새로 나온 휴대폰 이름인 줄 알았다. 아이유의 실상, 그러니까 기계 이름이 아니라 어린 여가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타임라인이 온통 ‘아이유’로 도배되었을 무렵. 가사는 귀엽고, 안무는 사랑스럽고, 눈화장마저 너무 예쁘다고 어찌나 남자들이 수선을 떨어대는지…. 어쨌거나 아이유, 예쁘긴 예쁘더라. 내가 남자라도 홀딱 반하겠더구만. 당신은 머리 짧고 털털한 느낌의 여자가 좋지 귀여운 스타일은 별로라고? 통통한 여자가 좋다고?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씀은 아이유가 분홍색 새틴 원피스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좋은 날’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난 뒤에 하세요.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세상에는 취향을 넘어서는 ‘절대미’라는 게 존재하는데, 아이유가 그걸 아주 정확히 짚어내 절묘하게 자신에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몸을 타고 흐르되 천박하리만치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는 새틴 원피스, 약간 짧은 듯한 치마 길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부드럽게 물결치는 플레어 실루엣, 자주 깜빡이는 기다란 속눈썹은 취향을 넘어, 시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들이다. 이런 요소들이야말로 로맨스를 위한 클래식, 문학으로 치면 릴케의 시요, 음악으로 치면 ‘엘리제를 위하여’라 이 말씀.


심정희의 스타일이 있는 TV
아이유 몸살을 앓고 있는 남자들 꼴보기 싫다며 내 주변의 누군가는 투덜댄다. “변두리 여중생 같은 아이유가 뭐가 좋다고.” 하지만 여성분들이여 지금 필요한 건 ‘불평’이 아니라 ‘벤치마킹’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라. ‘아이유 드립’으로 넘쳐나는 타임라인이 눈꼴시어 잠시 트위터 활동을 접을까, 한편으로 진지하게 고민중인 나는 그것과는 별개로 이 원고를 송고하자마자 아이유 것 같은 새틴 원피스(밑단은 꼭 플레어 실루엣으로 물결쳐야 함)를 찾아 서울시내를 헤맬 예정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사랑이 여기저기 넘쳐난다는 크리스마스 시즌, 그런 옷 입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오빠 앞에서 눈웃음쳐 보지 않은 모태솔로여 ‘나도 할 만큼은 했다’는 말 같은 건 할 생각을 마시라.

<에스콰이어> 패션에디터·<스타일 나라의 앨리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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