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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 <콘서트 7080>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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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심정희의 스타일 액츄얼리
지난 주말 <콘서트 7080>에 나온 민해경씨를 보다가 동생이 말했다. “다 좋은데 왜 바지는 안 입고 나왔대?” 긴 치마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노래하는 여가수들이 판을 치던 시절에 남자 못지않은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도 저런 여자가 될 테야!’ 다짐했던 나는 그녀를 옹호하기 위해 ‘패션 기자’라는 직업을 이용해야만 했다. “야! 니가 몰라서 그렇지 저 옷은 원래 저렇게 입는 거야.” 그녀가 입고 나온 길이가 긴 셔츠와 레깅스 차림으로 말할 것 같으면 ‘국민 일상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 내 말도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어색한 것도 사실이었다. 국민 일상복을 입고 그토록 카리스마 넘치는 춤을 추다니, 그렇게 강렬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쏘아보다니! 뒤를 이어 나온 박남정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전성기 때와 다름없는 춤동작은 잠시 우리를 그 시절로 데려다 주었으나 요즘 쇼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동시대적인’ 옷차림에 길들여진 ‘옷을 보는 눈’은 어색함을 이기지 못해 땀을 삐질삐질 흘려야 했다. “배철수도 옛날 사람이고 박남정도 옛날 사람인데 왜 박남정만 이상하지? 배철수 아저씨는 오히려 요즘이 더 멋있잖아.” 동생 눈에도 박남정의 나이에 비해 너무 어린 얼굴과 어정쩡한 주름이 발목을 휘감은 청바짓단, 길이가 긴 청바지에 매치하기엔 발등이 너무 높은 운동화가 어색해 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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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희의 스타일 액츄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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