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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의 노력으로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겨레〉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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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무역결제 57조원…HSBC “3~5년안 50% 이를 듯”
맥도널드 등 위안채권 발행…자유거래·안정성 부족 한계
중국의 길 실험과 도전
2부 : 중국을 흔드는 7가지 변화
⑤ 위안화의 향방
‘언론 기피형’으로 불리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8일 미국 방문 직전 <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과 서면 인터뷰를 해, 의외라는 반응을 얻었다. 후 주석이 미국 언론과 서면으로나마 인터뷰를 한 사실만큼이나 주목을 끈 것은 그가 이 인터뷰에서 현재의 국제 통화시스템을 “과거의 산물”로 규정한 점이었다.
후 주석의 발언은 50여년 전 프랑스 재무장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이 달러 패권을 비난하며 내뱉은 “터무니없는 특권”보다 인상적이지는 않다. 그렇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달러 지배 체제를 구질서로 치부해버린 이 발언은 앞으로도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2009년 3월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하며 ‘선전포고’를 한 이후 달러 패권을 못마땅해하는 목소리는 이어져왔다.
중국의 도전은 말로 그치지 않는다. 달러와 위안의 전초전은 이미 시작됐다. 달러 중심의 질서에서 위기를 겪지 않으려고 2조8500억달러(약 3196조원)의 외환보유고를 쌓는 비용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중국은 위안을 중심 통화로 만드는 노력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은 우선 주변국 무역 결제에서 위안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2008년 12월 양대 수출품 제조 지대인 주장삼각주·창장삼각주와 홍콩·마카오 사이의 거래에서 위안 사용 방침을 밝혔다. 이는 이듬해 4월 시행에 들어가 5개 도시 365개 업체가 위안을 무역 결제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에는 20개 성·시에서 위안으로 전세계 무역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위안 결제 기업이 6만7359곳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단계적 확대책의 결과로 지난해 1~11월 위안 결제 규모는 3400억위안(약 57조원)에 이르렀다.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와 양국 통화로 무역을 진행하자는 협약도 맺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현재 3% 정도에 불과한 중국 무역의 위안 결제 비중이 3~5년 안에 50%까지 올라간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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