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2.07 08:20
수정 : 2011.02.07 12:17
[중국의 길 실험과 도전] 2부 중국을 흔드는 7가지 변화
⑥ 4억 네티즌
중국의 인터넷 세계는 ‘만리장성 방어벽’(Great Firewall)이라 불리는 거대한 통제시스템에 포위돼 있다.
인터넷망은 중국이동통신, 롄퉁(차이나유니콤), 뎬신, 중국위성통신 등 국영기업 4곳만을 통하게 돼 있고, 당국은 이들 국영기업을 통해 외부에서 중국으로 정보가 들어오는 길목을 모두 차단하고 문제가 되는 정보들을 걸러낸다. 달라이 라마나 류샤오보, 천안문시위, 파룬궁과 관련된 정보들은 자동으로 차단된다.
사회안정 유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중국 당국은 인터넷 검열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일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 토론회에서 에릭 슈밋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검열 인력을 3만~5만명으로 추정했다. ‘황금방패’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안부를 비롯해 여러 기관에 소속된 ‘사이버 경찰’들이 24시간 인터넷을 감시하면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삭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정부에 고용된 수십만명의 친정부 블로거가 인터넷에 친정부적인 의견을 올리고 민감한 정치적 내용을 삭제하는 등 여론의 방향을 유도하는 작업에 동원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터넷 산업을 통해 큰돈을 벌어들이는 대형 포털·검색 사이트들도 광범위한 자기검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선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는 완전히 차단돼 있다. 대만 언론은 물론 친중국계 언론을 뺀 대부분의 홍콩 언론 사이트도 차단돼 있다.
물론 정보를 막으려는 방패와 뚫으려는 창의 공방전도 치열하다. 중국 누리꾼들의 인터넷 활용이 능숙해지면서,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나 프록시 우회 접속을 통해 금지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09년 정부가 중국 내에서 팔리는 모든 개인용 컴퓨터에 그린댐(뤼바)이라고 불리는 필터링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하려다가 누리꾼들의 반발로 포기하기도 하는 등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민감한 내용이 검열로 삭제된 것을 ‘허셰(和諧)됐다’고 말한다. 후진타오 주석의 통치 이념인 허셰사회(조화사회)를 비꼬는 것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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