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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3 19:35 수정 : 2006.04.04 11:54


타 보니/쏘나타 VGT

중형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지난해 기준 전체 승용차 판매의 22.4%) 차량이다. 그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해 최근 1년6개월 사이 내수 메이커 4개사가 잇따라 새 모델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중형차 고객은 몇 차례 차를 사본 경험이 있어 차를 고르는 기준도 매우 엄격하다.

현대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쏘나타 VGT는 국산 중형차 가운데 처음으로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날로 커지는 중형차 등급에서 디젤 엔진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은 새 차가 한국 중형차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지를 알아보는 검증이었다. 겉모습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차 엉덩이에 디젤을 의미하는 ‘VGT’ 마크가 새겨진 것을 빼면 휘발유차와 구분할 길이 없다.

먼저 시동을 걸어 엔진의 소음을 확인해 보았다. 시승차만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공회전 소리를 듣고 곧바로 디젤차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제법 소음이 있다는 이야기다. 핸들(스티어링휠)을 쥔 손 끝에서도 차의 떨림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물론 구형 디젤 엔진처럼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품위와 안락함을 중시하는 중형차 소비자들의 엄격한 채점 기준을 감안하면 후한 점수를 받을 수준은 아니었다.

달리기 성능은 휘발유차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쏘나타 VGT에는 투싼과 스포티지에 쓰던 배기량 2000㏄급 가변밸브 디젤 터보엔진이 얹혀있다. 최대 출력은 143마력. 같은 급의 휘발유 엔진(144마력)보다 숫자상으로 1마력이 부족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 파워는 오히려 디젤쪽이 더 세다. 차의 구동력을 나타내는 단위인 최대토크가 32kg.m나 되어 휘발유(19.1kg.m)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려보니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휘발유차 3리터급 정도의 힘이 느껴질 정도였다. 차의 세팅도 손을 보았는지 너무 가볍게 움직이던 핸들도 전보다 묵직해진 듯 했다.

디젤 엔진을 얹어 가장 득을 본 부분은 연비다. 휘발유차인 쏘나타 N20의 공인연비는 1리터당 12.1km 수준. 새로 나온 VGT의 연비는 같은 양의 연료로 13.4km를 달린다. 연간 1만km 정도를 주행하는 운전자를 기준으로 연비와 유가 등의 유지비를 따져보면 해마다 디젤이 40만~50만원 이득이다.


문제는 차 값(VGT 2214만~2298만원)이 300만원이나 더 비싸다는 점이다. 계산상으로는 6년을 타야 본전을 뽑는 셈이다. 차 값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에 가까워 선택에 고심하는 소비자도 있을지 모른다. 중형차 시장의 디젤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다듬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다는 점을 느끼게 한 시승이었다.

김재호 자동차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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