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9.22 11:20
수정 : 2011.09.22 11:25

[esc] 문영화·김부연의 그림이 있는 불란서 키친
일회용 와인잔 들고 샌드위치 한입 베어물면 로맨스 완성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않고 파리를 택하겠다. 오죽하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도피처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곳이 파리겠는가! 여행으로 잠깐 머문 곳에서 잊을 수 없는 사랑을 만나고 어쩔 수 없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살다,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 날 다시 찾은 그곳에서 운명의 사랑을 다시 만나고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대표 선수도 파리. 낯간지러운 뻔한 삼류 소설 같은 이야기도 반쯤 풀린 눈으로 끄덕끄덕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 파리. 이 모든 이야기는 파리이기에 가능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다시 한번 알았다. 과거 푹 잠겨 생활했던 소중한 곳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럼 현실로 돌아와 파리에서 ‘작업’하기 좋은, 상대를 한방에 훅 가게 만드는 로맨틱하면서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데이트 장소를 알려드리겠다. 우리는 파리에 가보지 않았어도 센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이름 2개 정도는 알고 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흐른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화가인 마리 로랑생과 연애하면서 서로 배웅하던 장소가 미라보 다리다. 그 다리를 그리며 쓴 시다. 미라보 다리의 아름다운 자태가 보인다. 그곳에는 센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데이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퐁뇌프의 연인들>은 시력을 잃어가는 화가인 부잣집 딸 ‘미셸’과 거리를 방황하는 곡예사 ‘알렉스’의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퐁뇌프 다리는 왼쪽에 소르본대학, 오른쪽에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곳으로 관광객이 연일 끊이지 않는 곳이다. 다리 중간에는 앙리 4세의 기마상이 있고 그 밑으로 계단이 있어 내려가면 시테 섬이다. 수많은 나라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음료와 간단한 요깃거리를 들고 도시를 통째로 즐기고 있다. 간간이 지나는 유람선의 여행객들에게 즐거운 여행을 응원하는 인사를 보낸다. 돗자리 하나 준비되지 않은 맨바닥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며 일회용 와인잔을 기울이는, 100% 자유인 곳. 먹는 장소는 저렴하나 만드는 정성만은 저렴하지 않은 파리지엔식 바게트 샌드위치면 감동은 그냥 밀려올 것이다.
그림 김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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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엔식 바게트 샌드위치
◎ 재료 | 바게트빵, 버터, 카망베르 치즈, 슬라이스 햄, 양상추 조금, 토마토 1개
◎ 만드는 법 | 1. 바게트빵 가운데에 칼집을 낸다. 2. 카망베르 치즈와 토마토는 슬라이스한다. 양상추는 적당한 크기로 찢고 씻어 준비한다. 3. 빵의 안쪽 양면에 버터를 바르고 준비된 재료를 넣는다.
Tip. 1. 빵에 버터를 바르면 채소 등에서 나오는 수분이 빵으로 흡수되지 않아 샌드위치가 축축하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 2. 양상추는 씻은 다음 차가운 물에 담가두면 한결 아삭해진다. 3. 속을 너무 많이 넣으면 우아하게 먹기 힘드니 적당히 넣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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