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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갤탭, 매력적이나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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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응일 감독의 디지털 불청객
‘애플빠’의 양대 태블릿 피시 전격 비교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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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일 감독의 디지털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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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잘 빠지고 쉽고 간편하지만 지하철에선 무리 바쁘게 달려간 곳은 갤탭녀의 집.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며 한가로이 벅스뮤직을 듣는 그녀에게 볶은 커피콩을 건네며 받아든 갤럭시탭. 아이패드와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7인치 화면이라 한손으로 쥘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 겉으로 드러나는 만듦새도 단단했다. 터치 반응은 부드러웠으나 아이패드보다는 살짝 부족했다. 갤럭시탭만의 차별점은 일단 일반전화가 된다는 것. 통화품질이나 사용성은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인터넷 유머에 이른바 ‘쓰레빠폰’이라 회자되듯 다소 큼지막한 이 녀석을 들고 전화하는 것은 어색하다. 그래서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이나 별도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는데, 아무래도 이동중에 전화를 걸기는 불편하다고 한다. 당연히 문자메시지도 된다. 아이패드와 같은 쿼티 배열의 가상 키보드를 쳐 보았다. 아무래도 7인치 화면은 자판으로선 좀 작은 것 같다. 그녀가 디엠비(DMB)가 안 된다고 푸념하기에 모퉁이에 수줍게 숨어 있는 디엠비 안테나를 꺼냈더니 깨끗하게 잘 나온다. 동영상의 경우 대부분의 코덱을 지원하기에 에스디(SD)카드(확장 메모리)에 담아서 꽂기만 하면 곧바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갤럭시탭은 전후면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사진을 찍거나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사진의 품질은 똑딱이 카메라 대용으로 쓸만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프라임 영한·한영사전과 국어사전, 아이나비가 기본 내장되어 있다는 점. 기기 값만 단순 비교하면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보다 비싼데 이렇게 사전류와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면 이해할 수 있겠다.
갤럭시탭, 내장 사전·내비게이션 매력 있지만 복잡하고 어려워 그러나 한 가지 곤란한 점이 드러났다. 선배가 아이나비 초기 설치 방법이 복잡해서 한번도 쓰지 못했다는 거다. 우선 아이나비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별도 컴퓨터에 관리 프로그램을 깔고, 갤럭시탭 유에스비(USB) 드라이버를 컴퓨터에 설치하고, 지도를 내려서 에스디카드에 저장하고… 하는데 음… 결국 필자도 두 손 들었다. 물론 찬찬히 따라하면 못할 게 없겠지만, 컴퓨터보다 편하게 쓰고자 탄생한 태블릿이 컴퓨터만큼 복잡해서야 쓰겠는가. 그밖에도 갤럭시탭은 초기 버그라 할 만한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 차차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사용자들은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 감동하거나 실망하는 법이다. 정리하자면, 아이패드는 집에 두고 전자책과 디지털 사진첩으로 쓰기에, 갤럭시탭은 내비게이션과 피엠피(PMP) 등 휴대용 기기를 대체하기에 적합한 것 같다. 또는 아이패드는 무게는 상관없다는 백팩 멘 남자들에게, 갤럭시탭은 가벼운 차림의 핸드백 든 여자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의 4만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골라 쓰고 싶다면 아이패드를 추천하고, 추가 비용 없이 사전·내비 등 필수 앱만 쓰고 싶다면 갤럭시탭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다. 둘 다 매력이 있지만 첫 태블릿 모델이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 또한 전화기도 아닌데 3G 모델의 경우 양쪽 다 통신사의 2년 약정에 묶여야 하는 점도 의아하다. 아이패드는 다음 모델에서 전후방 카메라를 장착한다는 소문이 있고, 갤럭시탭도 태블릿을 공식 지원하는 차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허니콤’ 탑재 모델이 나올 것이다. 여기에 가칭 ‘엘지패드’ 등도 올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니, 아직 군침만 흘린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기다려진다. 옛 선비들은 서안이 없으면 개다리소반이라도 받치고 책을 읽었다 한다. 너무 재지 말고 각자 필요한 것을 찾아서 쓰면 될 일이다. 글 영화감독·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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