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입체 마음테라피]
방자는 양반이라 춘향 얻었수?
38살, 남자이고 미혼입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 졸업하고 보통 회사에서 일하다, 5년 전 이직을 했습니다. 이직한 곳이 연봉도 적고 사람들이 모르거나 기피하는 직종입니다. 직장이 변변치 못하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위축된 채 살아왔고요, 그래서 집으로 들어오는 맞선조차 회피하며 지내왔습니다.
부모님 도움 반 자력 반으로 해서 제 명의의 집도 가지고 있고요, 박봉이지만 알뜰하게 돈 모으는 방법을 알기에 경제적으로는 큰 부족함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맞선을 보게 되면, 직업 설명을 할 때 자신감이 없습니다. 남들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는 분들이라면 “저 00 다니는데요”라는 한마디면 충분할 텐데, 저는 ‘내 직업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면 여자들이 좋아할까?’라는 생각과 ‘처음부터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특히나 지금껏 만나본 30대 중반 여성들 가운데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경력관리를 잘하는 그런 분들을 보면 저 자신이 작아지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상대방에게 어필할 ‘한 방’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보통 키에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외모적으로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30대 후반이기에 대기업 타이틀 같은 것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고요. 하지만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려고 하는 시점에서는 좋은 직장과 타이틀이 절대 중요하다는 걸 실감합니다.
열등감을 지렛대 삼아 보아요→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상담심리학)·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
미스터 콤플렉스에게.
음, 직장에 관한 열등감 때문에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 방이 부족하다고 느끼신다고요. 반대로 묻겠습니다. 만약 맞선 자리에 나갔는데 모든 조건이 아주 빵빵한 여자와, 조건은 좀 못 미치지만, 다정다감하고 어설픈 모습이 왠지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귀여운 여자가 있다면…. 만약 둘 중에 한 명만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물론 정답은 ‘예쁜 여자’죠.(농담입니다. ^^) 위 질문에 ‘여자’라는 단어 대신 ‘남자’로 바꾸어 넣어 보세요. 그리고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여자 동료에게 여쭤보세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바로, 방자가 이 도령을 제치고 춘향을 꾈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영화 <방자전> 추천합니다. 열심히 좀 봐 보세요.) 제가 30대 중반에도 자기 일 열심히 하고 경력관리 잘해봐서 아는데요, 그런 여자들일수록 스트레스가 많고 일하는 데 지치고 힘들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따뜻한 그리고 자상한 미스터 콤플렉스 같은 남자에게 더 끌린답니다.
그럼 이제 그대의 열등감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영화에만 반전이 있는가? 아닙니다. 사람에게도 반전이 있습니다. 유대인이었던 스필버그나 어릴 적 발육부진에 약골로 놀림받았던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극도의 빈곤에 시달렸던 카네기, 흑인이었던 오바마. 이들은 모두 자신이 가진 열등감을 지렛대 삼아 영화 제작자가, 대통령이, 위대한 시이오(CEO)가 된 사람들입니다.
미스터 콤플렉스. 편견 중에 가장 무서운 편견은 남이 하는 편견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짐을 지우는 편견입니다. 좋은 직장에 다녀야 좋은 여자를 얻고 인생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 때문에 조직이 빛나고 사람들이 그대를 자랑으로 여기는 것. 그대의 열등감은 단지 열등감이 아니라, 집을 사게 하고 경제적으로 알뜰하게 살게 했고, 선한 인상을 주는 데 기여했다면 궤변일까요?
인간의 성장 동기로 ‘열등감’을 이야기한 심리학자 아들러는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곧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직업에 열등감을 느끼신다고요. 그건 당신이 인간이라는 멋진 증거일 따름입니다.
콤플렉스 극복, 지금이 적기→소기윤 정신과 전문의·미소정신과 원장
30대에 집까지 장만하실 만치 알뜰하고 실속 있는 훈남이신 것 같은데, 막상 결혼 상대를 찾으려고 보니 직업 타이틀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가 봅니다. 스펙을 꽤나 따지는 시대다 보니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 닭살 돋더라도 결혼 대신 사랑이란 단어를 대입해 보면 어떤지 볼까요? “사랑을 하려고 보니 내 직업 타이틀이 방해가 된다”라…. 여기엔 쉽게 동의하기 어렵겠죠? 결혼은 평생 사랑할 상대를 만나는 중요한 일이니, 평가하고 가늠해서 좋은 상대를 찾는 업무상 처리와는 좀 달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는 ‘한 방’에 유독 직업을 신경 쓰는 이유가 뭘까요? 그동안 자신의 직업이 내세우기 부족하다고 생각해온 경험 탓에, 결혼 상대를 찾는 일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게 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30대 후반이기에 대기업 타이틀 같은 것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신 만큼, 직업에 대해 좀더 자신감 있는 인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짝을 찾으려는 지금의 상황을 오히려 그간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으시면 어떨까요? 직업 타이틀이 그동안 대출, 이직, 각종 면접과 같은 상황들에서는 어느 정도 걸림돌이 되긴 했지만 막상 사랑과 결혼에서는 다르구나란 경험을 해냄으로써 말이지요. 그러려면 일단 주인공 자신도 ‘나의 좋은 결혼 상대’로 스펙 좋은 분을 기다리고 계신 건 아닌지 먼저 생각해보세요. 다행히 그렇지 않다면 상대도 역시 내 직업 타이틀만 듣고 실망해 버리지 않는 사람을 찾아야 될 것입니다. 우선 상대에게 직업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세요. 맘 졸이거나 주눅 들지 말고 자신 있게 먼저 상대를 살피고, 만약 실망한다면 ‘미안, 당신은 일단 불합격!’이라고 생각하고 보내버리세요. 그리고 직업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 바로 그분을 찾으세요. 맞선이란 시장에서 어렵다면 그밖의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서라도 말이죠. 그런 분을 찾으려는 과정 자체가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고, 그렇게 찾은 소중한 분이어야 앞으로 주인공의 콤플렉스뿐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현실적인 고비에서도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실 겁니다.
경제적 능력 내세우는 건 어때요? →윤선현 정리 컨설턴트·베리굿 정리 컨설팅 대표
사람들이 흔히 정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을 때는 이사, 이직, 군입대 등 신변에 변화가 있을 땝니다. 살아가면서 닥치게 되는 사건을 주어진 시간 안에 제한된 자원으로 마무리해야 할 때죠. 20~30대에 닥치는 결혼이라는 이벤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결혼이 주는 혼란은 가장 중요한 정리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결혼은 마케팅과 비슷합니다. 나를 누군가에게 세일즈하려면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신상품이 출시되면 ‘4P 믹스’의 마케팅 전략을 짜죠. 마찬가지로 자신(Product)을 다른 경쟁 상대와 차별화할 세일즈 포인트를 찾고, 원하는 이성의 직업·성격·스타일 등 조건(Price)에 대해서 조사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어필(Promotion)할지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현재의 직장이나 자주 가는 거래처 등 가까운 장소(Place)부터 찾아봐야 합니다.
자신을 세일즈하는 데에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강점을 내세워야 할 텐데요, 우선은 콤플렉스를 느끼는 직업보다 자신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강조하는 게 어떨까요? 지난해 한 취업 포털사이트의 ‘행복 만족도’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행복한 삶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경제적인 여유를 꼽았다고 합니다.
경제 능력을 더 키우기 위해 재테크 관련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한 인맥도 만들고 노하우도 정립할 기회가 될 겁니다. 더 나아가 관심사가 같은 인연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해 자신감을 갖도록 준비하는 게 좋겠습니다. 평생 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 시대이므로 당장 이직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현재 하고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갖는 것은 직장인으로 성공하는 필수 요건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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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의 진수, 3D 테라피!
‘esc’ 고민해결사 6명으로 ‘시원하게’ 확충
3D는 3차원입니다. 복잡한 세상에 사람들의 마음은 더 혼란해지는데, 평면적 상담으로는 쫓아가기 어렵습니다. 3차원 입체 상담을 준비했습니다. 타인의 마음 살피기는 어려운(Difficult) 일입니다. 위험하기도(Dangerous) 하지요. 자칫하면 더러운(Dirty) 꼴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D를 감내하지 않고 명랑사회 이룩하기란 불가능합니다. 〈esc〉가 6명의 ‘마음 테라피스트’를 힘겹게 모신 까닭입니다. 3명씩 격주로 팀을 이룹니다. 각 분야에서 개성을 한껏 발휘중인 3인의 서로 다른(Different), 3D 상담 종결자입니다. 확 바뀐 〈esc〉 ‘3D 입체, 마음 테라피’의 문을 두드려주십시오.
정리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소기윤 → 정신과 전문의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 미소정신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에 ‘닥터소의 심심클리닉’을 연재하며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심영섭 → ‘심리학+영화학’의 교배로 인기를 모았던 영화평론가입니다. ‘영화 치료’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와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으로 활동중입니다.
전용관 →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로 비만·당뇨·암 전문가입니다. 서울 신촌 일대에서는 연애·인간관계 조언자로 더 유명합니다. 연세대에서 7년째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라는 강의를 해오며, 최근 같은 제목의 책도 냈습니다.
김선희 →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했으며, 결혼, 부부문제, 싱글 상담, 슬럼프 탈출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부부관계 전문클리닉인 ‘김선희의 부부상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지영 → 심리학과 무용동작치료를 전공했으며, 현재 몸짓과 춤 등으로 심리상담 및 스트레스 관리법을 강의하는 ‘힐링모션’ 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도 ‘몸짓을 통한 마음 보듬기’를 강의중입니다.
윤선현 → ‘모든 것을 깔끔히 치워드리는’ 정리 전문 컨설턴트입니다. 뒤죽박죽된 옷장에서부터 여러분의 꼬인 인맥까지 ‘어떻게’ 치워야 하는지 알려드립니다. 현재 ‘베리굿 정리 컨설팅’ 대표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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