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7.28 11:51 수정 : 2011.07.28 11:51

[매거진 esc] 3D입체 마음테라피


Q ‘김태희’도 아닌데 날 미워하는 사람 꼭 있어…

꼭 ‘적’을 만들게 되네요. 제가 김태희급 여신 미모를 지닌 것도 아니고,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문제라면 청산유수와도 같은 말발? 그래서 말을 일부러 자제하려고도, 스스로를 감추려고도 노력해보지만 늘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어요. 얼마 전 시나리오 공부를 위한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거기에도 딴죽 걸고 공격하는 사람이 있어 힘드네요. 말발로 눌러버리면 앙심 품고 계속 그럴 테죠. 제가 시나리오 발표할 때 “집에 돌아갈 때 몽둥이 들고 기다린다 해도 해야 할 말은 하겠다”고 하기에, 정말 열심히 분석했나 보다 하고 내심 기대도 했죠. 오 마이 갓~! 그 언니 입에서 나온 말은… “너 씬 넘버 S#1 그 기호는 제대로 알고 쓰는 거냐, 이렇게 잘난 척하는 대본은 연출자들이 싫어한다, 초보자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기본이 안 됐다….”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 평가를 할 때는 최소한 평가 기준을 토대로 해달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다음 스터디에 빠지고 카페에 답글만 올렸더군요. “지난번에 많이 아팠나 봅니다. 돌이켜 보니 좀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불필요한 버릇은 누군가 자존심 쿡! 찔러줘야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만… 메인스토리의 극성이 도도하게 흐르는지는 점검하셔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옆에서 보기에도 기분 나빴다고 ‘너 정말 잘 참더라’ 그러는데…. 정말이지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네요.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흑. 고민상담은 gomin@hani.co.kr



적에게도 배우는 마음으로

자존심이 쿡 찔렸더라도 ‘좋은 뜻에서 한 충고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꽤 돈독하고 신뢰가 쌓인 사이여야 할 텐데요. 일단 사연의 ‘그 언니’와는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말이 자존심만 쿡 찌르고 핵심은 콕 집지 못하고 있다면 기분이 상할 만도 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이번 일을 통해 이미 상대의 문제를 넘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인간관계에서 ‘적’들을 만들게 됐던 경험을 떠올리고 있으니까요. 관계에서 적을 만드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거죠. 서로 공격하고 적대시하는 사이란 너무도 간단하게 이뤄지기도 하기 때문에 과정에서 다음의 몇 가지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상대가 나를 공격하려는 게 맞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 언니의 경우도 할 말은 해야 하는 주인공과 다소 비슷한 성격 탓에 거슬리는 걸 바로잡고 싶은 의도가 우선이었지 상처 주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둘째는 그게 공격이 맞다 해도 내가 그 빌미를 상대에게 먼저 제공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의도하지 않게 상대를 자극하거나 실수를 하고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셋째는 나도 공격을 하는 게 좋을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손바닥 치기 게임에서 맞받아치기와 같은 공격을 하지 않고 살짝 자신 쪽으로 힘을 빼는 것만으로 상대의 중심을 빼앗아 쉽게 이기기도 하잖아요? 마지막으로 내가 한 공격이 상대적으로 너무 지나치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결국 나는 같은 정도로 갚아줬다고 생각하지만 분노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총공격을 해버려서 회복 불능의 관계가 되기도 하니까요. 오히려 상대와 다르게 나는 핵심은 콕 집지만 자존심은 세게 찌르지 않는 정도로 대응해서 나중에 오해를 풀고 좋은 관계로 개선될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좋겠지요.

배움은 지지자들에게서만 얻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반대자, 심지어 적에게서도 배우지요. 같은 편은 아니더라도 상대를 원수 삼기보단 호적수 정도로 여기시고 장점인 언변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가시는 좀 줄여보시기 바랍니다.

정신과 전문의·미소정신과 원장




자신을 존중하고 있나요?

직업과 수명은 연관이 있다죠.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작가와 언론인, 연예인이 가장 단명하는 직업이고 지휘자는 평균수명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늘 시간에 쫓겨 다니고 인기 하락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연예인, 글만 쓰며 자기 자신의 작품에 극심한 자의식과 괴로움을 갖는 작가 등은 제 목숨을 갉아먹는 반면 박수갈채를 많이 받는 지휘자는 그만큼 오래 산다는 게 정설입니다.

‘적과의 동침’님, 사람들로부터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수명을 연장시킬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답니다. 저 역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시나리오 작가들을 접하게 되는데요. 그분들 역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예요. 시나리오 모니터링 과정에서 칭찬보다는 “이렇게 고쳐라 저렇게 고쳐라, 이 부분은 왜 이러냐”는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일단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것과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구별해 보세요. “내 시나리오는 비판받아서는 안 되고, 내 시나리오가 비판받는 것은 나를 비판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은 일종의 비합리적인 신념입니다. “삼류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이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일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실행하고, 초일류는 사람의 말을 듣고 배운다”고 하부 요시하루가 그랬거든요.

또 한가지. 내가 왜 대인관계에서 ‘적’을 만들게 되는지도 생각해 보세요. 지금 보내신 사례에서는 상대편에 대한 태도와 상대편이 한 말과 생각은 많이 얘기하지만 그래서 나는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잖이 빠져 있거든요.

그리고 한번 더 깊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나는 왜 지금, 왜 여기서, 이런 상담 내용을 써 보냈는가? 시나리오 스터디 때 상대편에게 받았던 나의 감정은 무엇인가? 더 나아가 내가 왜 청산유수와 같이 말을 하고, 대인관계에서 너무도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게 되는가. 저는 님의 글 행간에서 “나 아프니까, 나 힘드니까, 나 화나니까, 내 편이 되어줘”라는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했다는 다음의 말도 드리고 싶어요. “당신의 노력을 존중하라. 당신 자신을 존중하라. 자존감은 자제력을 낳는다. 이 둘을 모두 겸비하면, 진정한 힘을 갖게 된다.”

대구사이버대 교수(상담심리학)·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



훌륭한 말솜씨 대신 잠시만 경청을

살다 보면 어디서든 꼭 싫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고민녀가 정말 질색이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어떤 사람이었나요?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 쉴새없이 짜증내는 사람…. 어떤 점이 그렇게 싫었던가요? 혹시 그 사람들이 여신급 미모라서, 좋은 학교에 다녀서, 재밌는 이야기를 너무나 잘해줘서 그렇게 싫었던 적이 있나요? 아마 없을 겁니다. 어쩌면 고민녀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두 가지 정리를 권하고 싶네요. 첫째는 마음의 정리입니다. 키가 아주 큰 여성이 자신의 키에 콤플렉스가 있다면 “키가 정말 크구나” 하는 말을 들을 때 무척 속이 상할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큰 키를 사랑하는 여성이라면 “넌 너무 키가 커서 어떡하니?” 하는 말에도 키 작은 친구를 내려다보며 웃어넘길 수 있을 테죠. 아주 작은 관점에 따라 세상 전체를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무엇을 느끼는지 자신의 마음을 알아보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로는 관계의 정리입니다. 지금은 아직 학생이라 그 언니와 너무 마음에 안 맞으면 스터디를 그만두면 되겠죠.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같이 일하는 스태프 혹은 감독이나 피디가 나의 ‘적’이 되어버리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의 75%가 상사나 동료와 마음이 맞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친구에게 그 비결을 배우고 싶다고 물어보세요. 조언을 들을 때는 잠시 훌륭한 말솜씨는 내려놓고 ‘경청’하는 훈련을 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그 언니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온라인 카페상에서 논쟁을 하기보다는 직접 만나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할 것을 추천합니다. 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말의 내용은 7%뿐이고 나머지는 표정·태도 등 비언어적인 부분이라고 합니다. 몇 킬로바이트의 글자로 말할 때보단 사람끼리 감정을 부딪칠 때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거겠죠.

정리컨설턴트·베리굿 정리 컨설팅 대표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3D 입체 마음테라피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