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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6 11:50 수정 : 2011.10.06 11:53

3D 입체 마음테라피

[esc] 3D 입체 마음테라피

Q 단짝 친구한테 열등감 느끼는 나, 왜 이렇게 못났죠?

고3 여학생입니다. 고2 때부터 같은 반인 친구가 있습니다. 저희 둘은 제일 친하고요. 고1 때 같은 반 친구들과 싸워 힘들어하던 제게 이 친구는 정말 큰 힘이 되었지요. 그런데 이 친구, 정말 예쁘게 생겼어요. 너무 예쁘게 생겨서 따돌림까지 당한 경험이 있는 친구예요. 둘이 같이 다니면서 다른 친구들이나 선생님들한테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조금씩 받았지만 별로 티 안 내고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속으로는 상처도 많이 받고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저는 그래도 낙천적인 편이라 외모가 안 되면 공부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친구보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제가 실수해서 나온 점수가 이 친구가 찍어서 맞힌 점수와 비슷하게 나온 적이 많았습니다. 그때부터 정말 서러운 기분이 막 들더군요. 어느 날부터 이 친구에게 좀 막 대하기 시작했어요. 최근 들어서는 정도가 조금 심해졌어요. 저 혼자 열등감 느껴 이렇게 행동하는 게 참 싫어요. 이 친구는 진짜 착하고 좋은 애거든요. 근데 진짜 같이 다니는 게 너무너무 힘들어서 대학만큼은 다른 데로 가고 싶어요. 대학은 고등학교보다 크니까 제가 이제까지 겪었던 일이 배로 늘어날 거 같아서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친하게 지내야 하고 또 그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제 성격을 고칠 방법이나 이런 상황을 해결할 방법 좀 알려주세요. 고민상담은 gomin@hani.co.kr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상담심리학)·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
멋진 친구는 자산이자 자원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 게다가 공평하게 골고루 갖고 있기까지 한 것. 무엇일까요? 바로 열등감. 오죽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까지 있겠습니까.

미스 A양. 안타깝게도 우리 A양은 앞으로 대학에 가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어딜 가나 나보다 예쁘고 똑똑하고 운 좋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꼬옥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그래요. 저보다 더 좋은 대학 나오고, 더 좋은 대학 교수 되고, 더 예쁘고, 더 시집도 잘 간 것 같은 친구들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데요. 나보다 멋진 사람을 만나 도망간다면 말이죠. 그거야말로 내가 그들보다 못났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나보다 멋진 사람을 발견하면,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야죠. 마냥 부러워하기보다 그 기운을 느끼면서 에너지를 얻는 것 말입니다.

단짝 친구한테 열등감 느끼는 나, 왜 이렇게 못났죠?
미스 A양. 이런 말씀 들어보셨어요? 유유상종이라는 말. 사람들은,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를 보면서 그들은 비슷할 거라고 지레짐작하는데요. 이를 심리학에서는 후광 효과라고 합니다. 가령, 길을 걷는데 건너편에서 남녀 커플이 다가옵니다. 남자 쪽을 보니 원빈처럼 생겼습니다. 그 옆의 평범하게 생긴 여자를 보면서 ‘저 여자 그래도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을 거야’ 하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나보다 잘나고 멋진 사람들은 세상에 참 많습니다. 열등감을 느끼기 싫어서 차라리 안 보고 사는 쪽을 선택할지, 아니면 공존하면서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으면서 시너지 효과, 후광 효과를 낼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멋진 사람은 당신의 자산이자 자원이에요. 친구하고 단둘이 지내는 것이 힘들다면 다른 멋진 친구를 끼워넣어서 ‘미녀 삼총사 서클’을 만들든지, 한명은 이쁘고, 한명은 재주 좋고 이렇게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나의 장점을 내세우든지 해보세요.


자유로운 새처럼 날개를 갖고 싶다는 인간의 열등감이 새보다 더 빠른 비행기를 만들었듯, 주목받는 그녀처럼 되고 싶다는 A양의 열등감이 언젠가 당신을 그녀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 것입니다. 글쎄 제 말 한번 믿어 보시라니까요.^^

소기윤 정신과 전문의·미소정신과 원장
공부 더 잘해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예쁘고 착한 친구가 나보다 노력도 안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은 비슷하다니…. 한참 고3이란 힘든 시기를 보내는 주인공으로선 기운 빠질 일이네요.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게 하는 친구와의 자리가 불편하기도 하고 괜한 짜증도 날 법합니다. 일단 이 친구에게 쌓인 게 뭐가 있는지 볼까요? 아마도 예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그 친구와의 친밀한 관계 때문에 주인공께서도 다른 친구들에게 불편한 대우를 당하는 일도 있었겠지요. 혹시 주인공을 들러리로 폄하하는 친구들의 시샘 어린 놀림도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예쁜 친구가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겠고요. 그래서 좀더 우월해보고 싶어 노력했던 공부에서도 뭔가 틀어지고 나니 자존심이 상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열등감은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정은 애초에 어떤 경쟁에서 우열을 가리려는 관계에 바탕을 두는 게 아니어서 그 열등감이 자신에게 독이 되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때론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기가 되기도 하지요. 주인공의 경우도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는 동기부여가 친구로부터도 생기지 않았나요? 지금은 고3 시기라 성적에 의한 평가에 스스로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바람에 당장은 실수와 찍기로 비슷해진 점수 자체에 실망감이 드셨겠지만 결국 열심히 한 성과는 고3 시기를 마무리하면서나 혹은 그 후에 찾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보여준 장점은 문제를 몇 개 더 맞히는 일보다 더 의미있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주변 친구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서로를 지켜준 그 마음 말이지요. 서로의 마음에 누구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사람끼리 굳이 경쟁하지 않아도 세상에는 겨루고 싸워야 할 관계는 많습니다. 이 지겨운 입시의 계절이 끝나고 같이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신의를 잃지 않았던 친구가 다시 소중해지는 그때를 위해, 나보다 나은 점이 있는 친구에게 느끼는 그것을 열등감이라고 하지 말고 자극제라고 합시다. 힘내세요!

김남훈 프로레슬러·<청춘매뉴얼제작소> 저자
촉촉한 불안, 즐겨보면 어떨까

20대 후반에서 30대는 부모와 떨어지고 독립을 꿈꾸고 인생을 설계하고 수행하려는 시점이죠. 이때는 자신이 이미 목표로 한 것 이외에는 돌아보지 않게 됩니다. 생물학적으로 늙어간다는 자각이 들면서 그리고 같은 처지에 놓였던 몇몇 이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나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쭉쭉 치고 나가는 것을 보면 속이 불편해지거든요. 그래서 자기 삶에서 필요없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들을 정리하고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10대는 그렇지 않지요. 자아가 성장했어도 두 숟가락 정도 모자란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을 채워주려고 부모가 옆에 있지만 너무 과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라는 것도 그래요. 아주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를 경쟁심이 발동하기도 합니다. 그 경쟁심은 단순히 누군가를 제쳐야겠다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타인과의 비교우위를 통해서 자존감을 찾겠다는 것일 수도 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을 인정하란 거예요.

물론 부모님과 선생님은 이 사회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패턴을 하나 뽑아내서 그걸 따라가라고 하지요. 외향적이고 활달하고 책임감 넘치고 그러면서도 예의 바르고 교복 치마를 접어 입지 않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사회 경험자의 이야기일 뿐이에요. 먼저 솔직해지자고요. 친구를 좋아하면서도 열등감을 느끼나요? 그러면서도 이기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활달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속으로 끙끙 앓는 스타일인가요?

괜찮습니다. 성격은 고치는 게 아니에요.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러면서 ‘어떤 불안’과 공존하는 능력을 키우는 거예요.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 불안도 함께 받아들이세요. 그것은 내가 왜 불안한지 파악하는 것이고 그걸 파악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답니다. 그러고 나면 결국 주변 사람들도 편안해해요. 이 불안은 촉촉해요. 습기가 날아가버려 퍽퍽해진 백설기 떡 같은 30대에서는 이런 불안이 없어요. 30대의 불안은 오직 카드결제일과 전세대출금 상환 같은 것밖에 없지요. 결국 ‘꼰대’ 같은 말로 끝나고 마네요. 이 촉촉한 불안, 받아들이고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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