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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0 11:11 수정 : 2011.11.10 11:11

이미옥씨. 사진 이미옥 제공

[esc] 김민아의 플레이어스

쉰 넘어 프로골퍼로 나선 이미옥…이만수 SK 감독과 닮은꼴 ‘공 사랑 인생’

야구장엔 ‘헐크’가 산다. 프로야구 에스케이(SK) 와이번스의 감독 이만수. 한국프로야구 첫 안타, 첫 타점, 첫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30주년 레전드 투표에서도 최다투표를 차지하며 별명처럼 그의 명성을 거세게 이어왔다. 그리고 여기, ‘여자 이만수’라고 불릴 만한 골퍼가 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참 이만수를 닮았다. 이미옥(57·사진)씨다. 이만수의 누나이지만, 골프장에서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시니어 무대를 호령하는 골퍼로 더 잘 통한다.

가정을 돌보던 그가 본격적인 골퍼로 나선 건, 51살 때다. “늦게 시작했어요. 1988년 볼링을 배웠는데, 그때 주변의 권유로 골프 클럽을 잡았죠. 그런데 그때는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6달밖에 못 배웠어요.” 재능은 언제고 다시 드러나게 마련이다. 4년 뒤 건강이 나빠진 남편과 골프를 다시 시작하면서 기회가 왔다. 이때 ‘티칭프로 자격증’도 땄다. “어렵게 준비해서 덜컥 시험을 봤죠. 그게 케이엘피지에이 제1회 티칭프로 자격증이에요. 지금은 만 42살부터 참가할 수 있는 시니어 투어를 뛰고 있어요. 가르치는 일보다는 제가 도전하는 걸 선택했죠.” 말투까지 이만수 감독과 비슷한 그의 목소리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센추리&볼빅 시니어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1차부터 10차까지 시즌을 치르죠. 지난해 11등 한 게 최고 성적이지만, 참가자 가운데 제가 가장 연장자일 거예요. 케이엘피지에이 정회원들과 같은 곳에서 호흡하면서 동등하게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씨 세 남매는 공은 달라도 모두 구기종목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막냇동생인 이용수씨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공 다루는 실력을 모두 타고난 걸까? “만수도 골프 실력이 대단해요.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를 할 때 미국에서 새벽라운딩을 같이 했는데, 74타 나오더라고요. 파5에서 거의 300m에 육박하는 드라이버 샷에, 240m는 가뿐하게 2번 아이언을 잡아 투온에 성공했죠. 숨은 골프 실력은 더 대단할걸요?”

골프 전도사를 꿈꾸며 보내는 시간 덕에 그는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 보다시피 얼굴도 복장도 남자 프로라고 착각할 정도로 건강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어요. 지금의 스타일이 좋아요.” 그의 도전 목표는 60살까지 줄기차게 시니어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희망을 믿으니까요. 늦은 나이에 골프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닮은꼴 외모뿐만 아니라, 이만수와 이미옥 둘에게서 나오는 에너지의 양도 비슷한 무게로 다가왔다. 쉽지 않은 ‘감독대행’의 시기를 거쳐 에스케이 와이번스 4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만수와 시니어무대를 향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이미옥, 두 남매에겐 닮은꼴 인생이 겹쳐 있었다.


김민아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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