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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8 16:28 수정 : 2011.12.08 16:28

박민석 코치(가운데)와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 전직 투수 출신 보험왕 역을 맡았던 배우 류승범(맨 오른쪽), 야구용품점 사장 역인 안길강(맨 왼쪽)의 모습.

영화 ‘퍼펙트게임’ 속 배우들의 야구 스승 박민석 코치

‘아시아 시리즈’를 끝으로 다시 야구 없는 계절이 찾아왔다. 야구팬들은 지난 시즌 야구를 돌려 보거나 야구 만화 등을 들척거리며 지루하지만 긴 ‘야구 동면’을 취할지 모른다.

그런 야구팬들에게 솔깃한 소식이 있다. 얼마 전 세상을 뜬 야구선수 최동원과 선동열, 두 전설의 1987년 5월16일 맞대결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퍼펙트게임>이 곧 개봉하기 때문이다. 최동원은 배우 조승우가, 선동열은 양동근이 맡았다.

그런데 여기서 물음표 한 개. 배우들 야구는 누가 가르쳤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코치 박민석(30·32베이스볼아카데미)씨다. 그는 이미 충무로에서 여러 배우들에게 야구를 지도해왔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의 야구 자문위원, 영화 <투혼>에서는 야구선수 역인 김주혁의 스승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했죠. 프로야구 보는 것처럼 영화에서도 긴장감을 연출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두 배우를 가르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야구계에서 투구 폼이 까다롭다고 정평이 나 있는 두 선수를 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렵고 독특한 투구 폼을 가르치느라 여섯 달을 보냈다. “승우씨는 어릴 때 리틀야구단이었대요. 하지만 동근씨는 야구 하는 게 처음이라 막막했죠.” 결과물은 만족스럽단다. “승우씨는 어깨 탄력이 타고났고, 동근씨는 유연성이 좋았어요. 둘 다 엄청난 노력파더군요. 비밀인데, 두 배우 모두 상대방 야구 실력을 많이 의식하더군요.”

경기고와 고려대에서 투수로 활동했던 박민석 코치. 배우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는 일처럼 언제나 영화처럼 살 것 같은 박민석 코치도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그 길을 접었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 때였죠. 프로 지명을 받은 상태였는데, 야구를 그만둘 각오로 수술을 결정했어요. 어깨 수술 이후에 갈 곳을 잃었던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에게 언제나 미련이 남는 야구는 영화 속에서 재현되고 배우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로 승화하고 있다. “이젠 보람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어요. 영화 속에 야구 장면이 리얼하게 나오거나, 배우들의 동작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때 보람을 느끼죠. 아 맞다! 최근엔 리틀야구를 뛰는 제자가 첫 홈런을 쳤대요. 뿌듯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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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역사상 ‘퍼펙트게임’은 한 차례도 기록된 적이 없다. 영화 소재로 쓴 1987년 5월16일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의 명승부도 퍼펙트게임이 아닌 15회 연장접전 끝에 2 대 2로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완투했고, 이미 승부의 결과까지 알고 있는 영화 앞에서 그는 지금 누구보다도 긴장하고 있다. 영화 속 대결을 기다리고 있는 코치 박민석은 지금 최초의 ‘퍼펙트게임’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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