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9.29 15:44 수정 : 2011.09.29 15:44

지난 19일 ‘서울 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SMAF) 세번째 날 행사로 열린 ‘프라이드 콘서트’의 공연 모습. SMAF 제공

[매거진 esc] 송용진의 턴 온 더 뮤지컬

진짜 뮤지컬 축제 SMAF에서 조연으로도 행복했던 경험

최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서울 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SMAF)이 열렸다. 말 그대로 뮤지컬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든,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 축제였다. 축제는 매우 다양하게 꾸려졌다. 뮤지컬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고, 플리 마켓(벼룩시장)과 쇼케이스도 준비됐다. 플리 마켓에서 뮤지컬 관련 희귀 자료나 게릴라 경매 등으로 조성된 수익금은 젊은 창작자들이 쇼케이스를 할 수 있는 밑천이 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프라이드 콘서트: The M.C. 위드 프렌즈’ 공연이었다. 뮤지컬 배우들이 뽑은 최고의 음악감독인 김문정 감독이 이끄는 ‘The M.C. 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이었고, 이 시대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화려한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만들어냈다.

페스티벌 기획단계부터 나 역시 배우 대표로 참여했기에 페스티벌의 성공이 무척 기쁘다. 다른 뮤지컬 페스티벌보다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제목 그대로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드는 페스티벌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뮤지컬 페스티벌은 대부분 제작자들이 주도했다. 그래서 공연중인 배우들이 제작자들의 손에 이끌려 나와서 공연중에 하던 노래나 하나씩 부르고 들어가는 형식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행사는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 주로 열리는데 배우나 스태프들은 유일하게 쉬는 월요일에 나가서 또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을 참 싫어한다.

몇 년 전 어이없는 행사도 있었다. 일본 극단 ‘사계’가 <라이언 킹>을 가지고 한국에서 공연할 때였다. 제작자들 위주로 만들어진 뮤지컬협회에서 ‘사계’의 국내 상륙 반대시위를 조직했던 적이 있다. 국립극장 앞에 배우와 관객들을 모아놓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때는 마치 ‘사계’가 들어오면 한국 창작뮤지컬이 다 망하는 것처럼 구호까지 외쳐가며 난리를 쳤었다. 그랬는데 정작 이듬해 한 행사에서는 라이언 킹이 축하무대를 장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축제의 주체는 아티스트와 스태프였고 콘서트의 주인공은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들이 아닌 뮤지션들이었다. 항상 답답한 오케스트라 피트 속에서 연주하던 뮤지션들이 무대를 가득 채워 연주하고 배우들은 그들을 위한 공연을 펼쳤다. 보통 배우들은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길 바라지만 이날만큼은 오케스트라를 위해 조연을 자청했다. 실제로 이날은 분장실을 오케스트라가 사용하고 배우들은 복도를 사용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리어 모두들 행복해했다. 이 공연을 위해 다들 자신들의 공연을 마치고 새벽에 모여 함께 연습했다. 연습이 부족한 배우들은 따로 새벽에 모여 각자 준비했고, 스태프들도 거의 며칠 밤을 새워가면서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엄청난 출연료를 받는다 해도 공연 뒤 이런 만족감을 느끼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음악창작단 ‘해적’ 대표·뮤지컬 배우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송용진의 턴 온 더 뮤지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