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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의 반도체 업체 (주)KEC의 노동자 200여 명이 지난 10월21일부터 ‘직장폐쇄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공장 점거 농성을 계속하는 가운데, 10월29일 오후 동료 노동자들이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을 넘어 공장 안으로 여성용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농성 노동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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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⑥] 이창근
희망의 폭풍질주! 소금꽃 찾아 천리길!!
#1 여기는 어딜까?
200여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일은 하지 않는다. 이들은 정신건강과 체력증진을 위해 교육만 받는다. 무더위 땡볕에 벌겋게 얼굴 탈일 없이 팔자 늘어지게 사무실에서 교육만 받으면 만고 땡이다. 이 얼마나 유토피아인가.
이들이 사는 모습은 작은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자자손손 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도 영상으로 제작한다. 편집은 언감생신... 풀 영상으로 말이다. 이들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는 ‘격’이 다르다. 화장실 에스코트는 기본이며 식사까지 깔끔하게 풀코스로 ‘형님’들로부터 제공받는다. 여기서 그친다면 팔자 늘어진게 아니다.
이들은 문학적 감수성 향상을 위해 매일 글을 쓴다. 책읽기는 일상이다. 아무거나 읽지 않고 ‘엄선’된 책만 읽고 매일 감상문으로 자신의 문장력을 키워간다. 질문 할 것이 전혀 없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완벽한 시스템 속에서 그냥 ‘살면’되기 때문이다. 입고 있는 옷은 천연색의 화려함을 갖고 있다. 옐로, 블루, 오렌지색 등 형형색색으로 매일 갈아입는다. 옷을 고를 필요도 없다. 개인 코디네이터가 알아서 ‘입혀’준다. 모든 것이 완벽한 이곳은 어디일까?
#2 여기는 어딜까? 일하는 곳은 모든 범죄와 예측불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해야한다. 이것을 신념으로 실천하는 곳이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실재 그런 곳이 있다. 넓은 작업장에 최첨단 경비시스템이 작동한다. 질 좋은 사설경비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도둑은 커녕 개미 한마리 들어 올수 없는 완벽한 진공의 공간, 꿈의 공간이다. 이곳엔 밤낮이 없다. 언제나 환한 낮이다. 사람들은 만족해하고 만족도에 따라 감사인사를 곱게 접은 ‘편지지’에 적어 서로에게 보여준다. 시샘하지 않고 ‘평등’하다. 하향평준이 아니라 상향평준의 기분좋은 끌어줌이 있다. 일하기 전 이들은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살아있는 즐거운 놀이를 한다. 말뚝박기, 기차놀이, ‘터널통과놀이’... 그러나 가끔 싸우기도 하는데. 이상적인 이곳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만세라도 불러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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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직원들(오른쪽)이 16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파업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자 파업 농성 중인 노조원 가족들이 이에 항의해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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