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3건의 기자회견
극비 귀국 조남호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어, 희망버스는 불법압력”
희망버스 전화연결 김진숙 위원 “정리해고자를 우선 복귀시켜야”
야 5당 “청문회 불참은 정권의 비호 없인 불가능”
“노동자들을 더 이상 울리지 말고 죽이지 마라, 이들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이제라도 노동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저를 비롯한 크레인에 있는 5명의 노동자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218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조남호 회장에게 절규하듯 당부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10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전화 연결해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 전화연결에서 “조남호 회장의 귀국을 환영한다. 한진중공업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고통을 받았다. 3000여 명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리해고 문제에 진정성 있게 대할 것을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긴급기자회견은 이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극비리에 귀국한 뒤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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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크레인농성 김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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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조남호 회장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청문회에 나와야 자신도 청문회에 나갈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민노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 대표, 창조한국당 고봉윤 사무총장, 국민참여당 박무 최고위원 등 야 5당은 10일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 회장은 어떠한 조건도 없이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 회장이 해외에 머물며 지난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정권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임을 확신하고 있다. 야 5당은 전면적인 재벌개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길은 정리해고 철회 뿐”이라며 “조 회장은 군소리하지 말고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조 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나와야 본인도 출석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청와대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선진당도 논평을 내고 “조남호 회장은 지난 6월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자신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 그날 바로 출국해 두 달 가까이 외국에 머물러왔다”며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고 출국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청문회 출석에 조건을 다는가?”라고 비판했다. 선진당은 논평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에 무한책임을 느껴야 할 조 회장이 국회를 상대로 청문회 출석을 놓고 거래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조남호 회장의 조건없는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디지털뉴스팀 hani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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