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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08 20:58 수정 : 2011.07.10 15:23

언더 더 돔 스티븐 킹

스티븐 킹 ‘언더 더 돔’ 스즈키 고지 ‘링’ 등 눈길

공포문학은 독자 성향에 따라 작품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뉜다.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거나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구하는 현실적 공포를 선호하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미지의 공포나 원혼 같은 초자연적 공포만을 찾는 독자도 있다.

현실적 공포를 다룬 대표소설로는 일본공포문학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창해)이 있다. 사이코 연쇄살인마를 다룬 소설로 추리기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미저리> 이후 사이코 캐릭터를 이처럼 실감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읽는 내내 오싹한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를 말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스티븐 킹이다. 얼마 전 출간된 그의 신작 <언더 더 돔>(황금가지)은 그가 왜 오랜 세월 ‘호러 킹’으로 군림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투명한 돔이 생기면서 외부와 단절된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악이 어디에 숨어 있고 어떻게 창궐해 사람들을 죽음과 공포로 몰아넣는지 너무나 현실적인 묘사로 보여주고 있다.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처럼 인류 종말의 어두운 미래를 다루는 작품인 코맥 매카시의 <로드>(문학동네)도 추천 1순위 작품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들이 즐겁게, 그리고 굉장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걸작으로, 스티븐 킹이 극찬하며 추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지의 공포를 말하면 단연 러브크래프트다. 그중에서도 <광기의 산맥에서>(동서문화사)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남극대륙에 도착한 탐사대가 거대한 얼음 속에 묻힌 고대의 유적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에게 쫓기는 과정은 흡사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에일리언>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실제 <에일리언>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수많은 에스에프(SF)와 공포영화들이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역시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공포문학단편선5 김종일
스즈키 고지의 <링>(황금가지)은 원혼을 소재로 한 공포소설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영화가 워낙 유명해 책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언컨대 그 생각을 재고하라고 말하고 싶다. 링은 심리공포소설이기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영화보다 추리적인 재미에서 월등하고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긴박감과 오싹한 공포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각광을 받는 공포소설로 좀비물이 있다. 좀비물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황금가지)는 좀비들에게 둘러싸인 인류 마지막 생존자의 고독과 절망적인 공포의 깊이를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수작이다. 흔히 좀비물이라 하면 정신없이 달아나고 쫓아가서 물어뜯는 액션과 잔혹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이 작품을 접하고 나면 그런 선입견 대부분이 걷힐 것이다. ‘나는 전설이다’는 좀비물이기 이전에 로빈슨 크루소보다 더 고독한 어느 남자의 처절한 생존기인 것이다.

벌써 5년째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국공포문학단편선(황금가지) 시리즈는 국내 공포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검증된 작품집이다. 이전 국내 공포소설이 소설이라기보다는 싸구려 괴담에 가깝다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것에 반해 한국공포문학단편선 시리즈는 탄탄한 필력을 갖춘 국내공포문학 작가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 쓴 다양한 장르의 공포소설을 모아놓은 단편모음집이다. 공포소설에 입문하는 독자들이 선택하기에 가장 무난한 작품이란 생각이다.


이종호/소설가, <분신사바> <이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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