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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로 쇳물 만드는 ‘파이넥스 공법’으로 공정 줄여
‘용광로 대체’ 첫 성공사례…오염물질 배출량 급감
2007년 상용화 뒤 3공장 건설…중국에 기술수출도
포스코 포항제철소 한편에선 지금 파이넥스 3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지난 6월 말 첫삽을 뜬 뒤 쇠파이프를 세우고 바닥에 콘크리트를 까는 중이고, 11월부터는 기계·설비 설치가 시작된다. 포스코로선 단순히 공장 하나를 더 짓는 것 이상의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연간 쇳물 생산량을 기존 2공장보다 50만t 많은 200만t 규모로 키우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3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는 쇳물 생산량의 25%가량을 용광로가 아닌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쏟아내게 된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집어넣기 위해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거치지 않고, 가루 형태로 바로 투입해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기술이다. 소결과 코크스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원료를 사용할 수 있어 용광로 공법보다 생산원가 및 설비투자비가 15~20% 낮은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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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2공장 출선구에서 쇳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른쪽 쇳물이 흐르는 길 위로는 나무 덮개가 씌워져 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에 성공한 2공장에서는 연간 150만t의 쇳물을 생산해낼 수 있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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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앙에 대해 아시아 지역 철강업계가 느끼는 위기의식은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 2007~2010년 세계 철강 생산증가율이 1.6%에 머무는 동안, 중국(8.6%), 한국(4.6%) 등 아시아 지역에선 철강 생산량이 평균 5.9% 증가했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많았다는 뜻이다. 이에 중국과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각각 40~45%, 20% 줄여야 한다고 철강업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리신촹 중국강철공업협회 부비서장은 “지금 중국 철강업계에 시급한 문제는 에너지 절감”이라며 “대부분 철강기술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하루빨리 녹색 기술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현재 중국 충칭강철, 사강그룹 등과 합작법인을 세워 파이넥스 공법을 중국에 진출시키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협상은 결실을 얻을 전망이다. 이처럼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이 주목받는 까닭은 독보적인 친환경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각 철강업체들이 에너지 저소비형 설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공정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용광로를 대체할 쇳물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포스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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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가동중인 5개 용광로의 수명이 다하면, 이 설비들을 모두 파이넥스 공법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연산 200만t 파이넥스 3공장이 완공된 뒤 효율적으로 조업을 성공시키는 게 우선이다. 강태인 포스코 파이넥스생산부장은 “연산 400만~500만t에 이르는 용광로처럼 파이넥스 설비의 생산규모를 키우는 한편,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을 좀더 줄여나가는 것도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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